[편집자주]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물밀듯 쏟아지는 ESG 법제도와 규제 속에서 기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위기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기업 고민이 늘어나면서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 컨설팅 및 평가사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데일리임팩트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관점에서 기업이 대응해야 할 주요 ESG 이슈를 조망해 봅니다.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이사 = 에코앤파트너스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에서 환경(E)은 기업이 투자유치와 규제 차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분야다.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사용 등 정량적인 요소가 많아 사회적 책임(S)이나 지배구조(G)보다 측정 가능하고 관리가 수월하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 공급망 실사와 ESG 공시 등 환경 관련 요구가 늘고 있어 국내 기업의 비용과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출 기업의 경우 고객사와 해당 국가의 까다로운 요구에 대응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수백개에 달하는 국내외 협력사의 사업장과 제품 내 온실가스 배출 내역 등 관리할 게 많아 진땀을 흘리고 있다.

에코앤파트너스는 이같은 기업에 도움을 주는 업체다. 20년 넘는 경력의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환경전략·협력사 온실가스 감축목표·전과정평가 등 환경 컨설팅을 하고 있다. 에코앤파트너스 이한경 대표이사를 만나 최근 환경 이슈와 기업 대응 상황 등을 들어봤다.

에코앤파트너스는 어떤 회사인지?

"환경·기후변화 정책과 지식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요 고객은 환경부, 산업부 등 정부기관과 대기업인데 최근에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중견기업까지 고객층이 확장되고 있다.

2014년 설립 이후 축적된 통합환경허가(대기·수질·폐기물 등 오염 매체별 배출시설 관리를 사업장 단위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한 환경 데이터 관리 노하우와 현장을 고려한 환경전략 컨설팅 등이 강점이다.

또 특정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 감축 등 테크니컬 한 측면과 전략적인 측면을 동시 지원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다른 컨설팅회사와 비교해 인력 또는 전문성 등에 강점이 있다면?

"에코앤파트너스에는 현재 5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대부분 환경·화학 공학 전공자다. 각 분야별 리더는 모두 20년 이상 환경 컨설팅 경험이 있는 기후 및 환경 분야 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생각하는 품질목표와 달성하고자 하는 성취도가 높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기후·환경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제품과 제조사업장 등 전체 과정을 리스크와 기회 관점에서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효성 등이다"

기업이 의뢰하는 컨설팅은 주로 어떤 것들인가?

"공급망 내 데이터 관련 요구가 많다. 공급망 실사 및 ESG 공시 등 규제 대상 수출 기업들의 수요가 많다. 과거에는 환경 규제를 지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이상의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ESG 실사 대응이다. 협력업체의 온실가스 배출 관리 및 감축 목표 설정 의뢰도 자주 들어온다. 1차 벤더가 2, 3차 벤더의 환경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스팀·전력 등 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하는 툴과 교육, 자문 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공급망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3) 구축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등 글로벌 가치사슬 내 전 과정평가(LCA) 대응 요구도 늘었다. LCA는 제품 생산·유통·사용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화하는 기법을 말한다. 국가별 환경 데이터가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고 방대한 작업이다. ESG 규제에 따라 LCA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삼성전자,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에 친환경, 저탄소 소재 사용 및 부품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컨설팅 수요도 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컨설팅 사례는?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글로벌 고객사의 벤더로 등록한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아코플레닝이란 기업인데, 물과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폐가죽을 실로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어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높았다.

처음에는 이 기업에 잠재 고객 발굴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사업화 컨설팅을 진행하려 했으나, 마침 제품생산 단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고민하던 글로벌 의류·신발업체 N사가 있어 이들을 연결했다. 결국 아코플레닝이라는 회사는 N사 벤더에 등록됐고 수출까지 이어졌다.

ESG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에 접하는게 되는데 이 때 보유 기술을 ESG 관점에서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 에코앤파트너스와 같은 환경 컨설팅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환경 관리를 잘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있다면?

"환경 관리 수준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잘하는 곳과 못하는 곳의 가장 큰 차이는 경영진의 의지와 조직체계에서 드러난다.

ESG 이슈를 경영회의에서 다루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지도 기업의 환경 관리 수준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다.  

환경 관리에도 여러 등급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게 규제 준수다. 다음 단계는 환경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하거나 관련 투자를 하느냐이다.

마지막으로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제품 디자인과 공정설계를 혁신하는 수준인데  최상위 단계로 볼 수 있다"

새롭게 추진하거나, 주력하는 사업 분야가 있다면?

"작년부터 주력해 온 분야는 1차 벤더 시장이다. 수출 기업들은 ESG 규제에 따라 협력사와 함께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S사와 H사도 올해 1차 협력사 대상 탄소 배출량 산정 작업에 착수했다.

에코앤파트너스는 2021년부터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오면서 툴 개발과 교육·자문 서비스를 해왔다. 다음은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탄소중립 혁신기술을 가진 기업과 매칭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 관련 ESG 이슈 중 기업이 우선적으로 관심 갖고 대응해야 할 이슈는?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출 기업의 경우 가장 시급한 이슈는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것이다. 고객사와 거래 계약시 요구받을 수 있는 이슈이고, 이를 산정하는데 있어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ESG 경영 내재화도 중요하다. 각 조직에 ESG 목표와 성과 지표를 제공하고, 이를 조직의 고유 미션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 관리 툴이다. 에너지·온실가스 등 환경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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