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남=데일리임팩트 이형훈 기자] 쌀값 하락으로 쌀 적정 생산이 농정 최대 화두인 가운데 논에서 벼보다 쉽게 콩을 재배해 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40대 청년 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나주 세지면 알곡영농조합법인의 최정웅 대표(47세)가 주인공. 콩 육묘와 정식 기계화 등을 통해 연간 300여 톤을 생산, 쌀 가격보다 높은 연매출 52억 원을 올리고 있다. 최 대표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논콩을 파종부터 병충해 관리, 수확까지 전 과정에 대한 교육과 영농 대행까지 도와주는게 주업무다. 조합원들에게는 '논콩 전도사'로 통한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당장 콩 재배를 시작할 당시 생산비와 노동력이 많이 든다는 주변 만류가 많았다. 유전자변형(GMO) 수입 콩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전자변형에 대한 불안감이 높던 시절, 최 대표는 순수 국산 콩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만으로 2013년 콩 재배를 시작했다.

주변의 우려대로 처음에는 모든 게 쉽지 않았다. 특히 파종과 제초 작업의 기계화율이 낮아 모자란 인력을 충원하기에 급급했고 덩달아 수익성도 낮았다. 전환점을 맞이한 시기는 콩 재배 5년만인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콩을 육묘장에서 키워 벼 이앙기처럼 기계로 심는 방신을 선보였다. 덕분에 콩 파종기의 가장 큰 어려움인 조류 피해를 예방하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었다. 작물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 수확량 증대로 이어졌다.

최 대표는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꿈을 계속 키워나갔다. 10여 년 콩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논콩 재배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것. 육묘장, 저장시설, 수확기 등 장비까지 갖췄다. 자연스럽게 최 대표는 사장이 됐다. 콩 재배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경험이 쌓이고 농작업을 기계화하면서 10a당 생산비도는 68만원에서 64만원으로 내려갔다. 반면 수확량은 240kg에서 280kg으로 늘어났다. 당연히 경영도 개선됐다.

농가 순수익은 10a당 벼는 31만원, 콩은 26만원이지만 콩의 경우 전남도의 지원 덕분에 25만원을 추가로 받아 벼보다 순수익이 20만 원 더 많았다는 점도 최 대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법인 회원도 설립 당시 나주지역 농업인 66명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영암, 해남 등 13개 시군 1080여 명으로 늘었다. 계약재배 면적은 설립 당시 50ha보다 5.1배 늘어난 256ha. 여기서 나오는 연간 생산량이 약 300톤에 달한다.

최 대표는 “생산한 콩은 농식품 가공업체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kg당 4700원에 생산 전량을 판매해 쌀 가격보다 높은 연매출 52억 원을 올리고 있다”며 “계약재배 면적을 500ha까지 확대해 전국 최고의 콩 전문 생산단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남도는 올해 쌀 재배를 지난해 15만 4000ha보다 7000여ha를 감축한 14만 7000ha로 유지하기 위해 전략 작물직불금과 논에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등에 438억 원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