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와 그래픽 설계자산 파트너십 확대…엑시노스에 적용 예정
모바일 게임 수요 증가…AR·VR 위해 고성능 그래픽 성능 중요
2년 연구 끝 자체 모바일 GPU 개발했지만…엑시노스 성능 논란
파운드리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차세대 솔루션으로 심기일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향후 차세대 갤럭시 스마마트폰에 최적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갤럭시S 23 시리즈에서 엑스노트를 채택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 AP사업 전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AP 사업의 영역 확장과 수주처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삼성전자는 AMD와 손잡고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석준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광선 추적(빛이 사물에 반사되어 형성되는 이미지까지 실감나게 표현하는 기술)' 기능을 모바일 AP에 적용하는 등 AMD와 함께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저전력 솔루션 설계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AMD의 초저전력·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설계자산 기반의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삼성전자 엑시노스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콘솔 게임 수준의 고성능·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 연구개발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갤럭시언팩을 열고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S23은 게이밍과 카메라 기능을 부각한 제품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게이밍 성능 향상에 주력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규모가 커저셔다. 삼정KPMG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2021년 2197억5800만달러에서 2024년 2577억47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5.5% 성장세를 유지하는 셈이다. 특히 전체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2021년 45.6%에서 2024년 48.6%로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모바일 게이밍은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조건이 됐다.

더욱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활용도가 넓어지면서 고사양 그래픽을 실감나게 구현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중요해졌다. 박성범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뉴스룸을 통해 지난해 8월 "게임 유저가 많아지고 그래픽이 화려해지면서 GPU에서의 중요한 개발 방향은 콘솔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고성능 구현과 저전력"이라며 "가상현실 등 다양한 개발 요구 사항을 맞춰 현재 구현 가능한 수준보다 훨씬 더 빠르고 실감나게 이미지를 그려 내기 위해서 모바일 GPU가 성장해가야 할 길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GPU 성능에서 한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AMD와 지난 2019년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 아키텍쳐 활용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지난해 모바일 GPU 엑스클립스를 공동 개발했다.

자체 모바일 GPU를 장착한 엑시노스2200는 출시 전부터 성능과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SNS를 통해 신제품 공개 행사를 예고했다가 하루 전 돌연 취소한 뒤 '조용히' 출시했다. 명확한 이유와 다음 일정을 밝히지 않은 채 기업이 신제품 공개 행사를 임박해서야 취소하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항간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문제가 있다면 잠시 미룬다고 해결되겠느냐”고 선을 그었지만 엑시노스2200의 성능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2200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2200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GPU 성능을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벤치마크로 측정했더니, 엑시노스2200을 탑재한 갤럭시S22 울트라는 최고 2203점, 최저 1624점을 받았다. 아이폰13 프로(최고 2659점·최저 2080점), 아이폰13 프로맥스(최고 2990점·최저 2266점)와 최대 700점 이상 차이가 난다. 설상가상으로 발열문제까지 터졌다. 삼성전자는 과열 방지를 위해 GPU의 성능을 조절하는 게임최적화서비스(GOS) 기능을 넣었다가 사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모바일 GPU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갤럭시S 23에선 모바일 AP의 최적화했다. 성능·속도·반응·메모리·안정성·앱 품질 등 핵심 기능 개선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를 맞춘 것이다. 시스템을 제어하는 리소스 관리와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GPU 성능을 전작 대비 41% 향상시켰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전략은 지속될 수 없다.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계속 배제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독자 IP 개발을 통해 엑스노스 성능을 높이겠나는 목표를 수립하고, 올해 초 MX사업부에 AP솔루션 개발팀을 신설했다. 

AMD와 협력해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GPU를 엑시노스에 맞춰 개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GPU 개발이 엑스노스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택(34.1%), 퀼컴(21.8%), 애플(16.6%) 순이다. 미디어텍, 퀼컴, 애플의 출하량이 줄어들었어도 이들의 모바일 AP 경쟁력은 여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출하량을 53.0%나 늘렸지만 점유율이 7.8%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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