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의 인재제일·사회공헌 정신 기리기 위해 제정
5명·1개 단체에 수여…여성과학자·최연소 수상자 선정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 (왼쪽부터)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 최경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 마샤 헤이기스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조성진 피아니스트,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자료, 호암재단.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호암재단이 5일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등 개인 5명, 단체 1곳이 선정됐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 4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에 걸쳐 심사한 결과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인류가 당면한 위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업적은 물론, 최연소 수상자와 한국계 여성 과학자, 긴급구호단체가 수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에 선정된 임지순 석학교수는 고체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 실제 실험 없이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내는 '계산재료물리학'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점을 인정받았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 교수는 광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공로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학상에 선정된 선양국 박사는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재로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에 농도구배형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개선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의학상에 선정된 마샤 헤이기스 교수는 세포 대사활동의 노폐물로 알려진 암모니아를 암 세포가 영양분으로 재활용해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헤이기스 교수의 발견은  암 발생과 증식에 관한 새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세포 내 암모니아 재활용 억제를 통한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삼성호암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베를린필,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연주단체와 협연하며 현대 국제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거장으로 성장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 국제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NGO)다. 지난 26년간 18개국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하고 15개국에서 전염병 퇴치, 빈민 진료 등을 전개했다. 특히, 2020년 대구지역 코로나 확산 당시 의료진을 모집·파견하고 중환자실을 구축해 국가적 감염병 위기 극복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았다. 

오는 6월 1일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장과 메달, 3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헌 뜻을 기리고자 1990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제정했다. 학술·예술·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에게 수여돼 왔다. 2021년 이재용 회장의 제안으로 과학상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세분화하면서 기초과학분야 지원이 더 강화됐다. 이에 올해까지 총 170명의 수상자들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전달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삼성호암상에 각별히 챙기고 있다. 호암상의 후원자이자, 그룹의 총수로서 인재 육성에 대한 책임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실제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로 대외행보를 자제했던 지난해 삼성의 총수로서 시상식에 자리했다. 이 회장은 시상식 후 만찬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수상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을 찾은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었다. 재계에서는 인재 경영과 기술 생태계 구축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행보로 풀이했다. 

올해의 경우, 이 회장이 그룹의 총수로 공식 취임한 뒤 첫 시상식인 만큼,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다만 이 회장에게 대내외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현재 이 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헤 뛰고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도체 패권경쟁이 사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고, 윤석열 정부의 세일즈 외교 성과를 위해 지원자 역할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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