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重, 작년 말 기준 조선업계 유일 흑자전환 성공
일감은 충분하다…조선 빅3, 올해 적자 탈출 가능성 높아
문제는 역시 인력난…흑자 전환 → 처우 향상 선순환 이뤄져야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획득한 ‘18만톤급 LNG 이중연료 추진 살물선’. 사진.현대삼호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획득한 ‘18만톤급 LNG 이중연료 추진 살물선’. 사진.현대삼호중공업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삼호중공업을 기점으로 조선업계 적자 탈출이 본격화된 가운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올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데다, 일감이 충분한 만큼 흑자 전환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이를 수행할 인력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점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조선업계와 정부는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고 인력난의 근본적 원인인 처우 개선도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7일 전라남도 목포 호텔 현대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매출 4조646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보고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적자 탈출의 요인으로 △선가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한 고환율 △재고 선박의 재판매 등이 주효했다고 언급했다.

이로써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맛보게 됐다. 또한 지난해 조선업계 유일 흑자 사례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

3사 중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전체로는 3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에 인도한 8만4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에 인도한 8만4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폭을 많이 낮춘 데다 일감 역시 충분한 만큼 3사는 올해 적자 탈출 가능성이 높다 점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3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21년의 1조3848억원 대비 적자폭을 1조원 이상 줄이며 올해 3사 가운데 가장 무난하게흑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54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다 지난 2015년부터 적자가 8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적자 폭이 전년(1조3120억원) 대비34.9% 줄어든 만큼 흑자 전환 가능성 역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 1조613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조7547억원 대비 1394억원 축소된 적자폭을 기록했으나 그 폭을 크게 줄이지 못한 만큼 타사 대비 적자 전환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그럼에도 조선 3사는 오는 2026년 말부터 2027년 초 인도 물량까지 가득 채운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미 4년치 분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열린 제23기 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에 힘입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라며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뤄내 영속 기업의 토대를 다지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2021년 이후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8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정했다”라고 밝혔다.

조선소에서 한 인력이 용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조선소에서 한 인력이 용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지만 문제는 이 대량의 수주를 감당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높은 업무 강도와 열악한 근무 환경임에도 박봉으로 꼽히는 탓에 신규 인재 유입은 적은 데다 경력 인재 부족 현상 역시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약 9만명으로 지난2014년 약 20만명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와 손을 잡고 즉시 전력감이 될 만한 외국인 인력들을 중심으로 채용을 대폭 늘리고자 하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22일 대형엔진 생산 2억마력 달성 기념식에서 “올해 내국인 300명 외국인 2800명 등 최대 3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1500명의 외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계열사 포함 1200명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예정이다.

정부 역시 최근 조선업을 포함해 인력난이 심각한 6개 업종의 인력난 해소 대책을 발표하며 △신규 채용 조선업 하청 업체에 금전 지원 △외국인 근로자 채용 장벽 완화 △숙련 기능 인력(E-7-4)의 연간 쿼터 확대 등을 실시한 바 있다.

고용부도 올해 상반기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6개 조선사 외국인 근로자 2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특화 훈련을 시범 운영한다. 입국 초기 약 1달 가량에 걸쳐 용접과 도장 등 기술훈련 및 산업안전 교육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조선업이 이전과 같은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 인재 유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국내 인재들에 비해 기량 미달인 경우가 다반수인 데다 어렵게 숙련공이 되더라도 불법체류자에 머무르거나 본토로 떠나게 되는 등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장 큰 부분은 결국 보상과 처우”라며 “그동안 조선업계의 침체가 지속되며 (국내 인재들에게) 업무 강도에 비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임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주요 업체들의 흑자전환이 시작되며 업계 전반의 처우가 나아지며 국내 인력들 역시 조선업으로 눈을 돌리는 ‘선순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기대했다.

그는 “올해부터 흑자전환이 이뤄지며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을 예고하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이런 흐름이 지속되다 보면 임직원들과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역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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