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실버산업 개발에 총력
고령층 늘며 요양 시장 가능성 점차 커져
보험사 진출 막고 있는 규제 해결은 숙제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보험사들이 실버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라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실버산업 또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양 서비스 수요 급증에 따른  생명보험업계 차원의 '시니어케어' 시장 개척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서 주요 보험사들은 이미 관련 시장 진출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금융당국이 규제 개선에 대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바라는 보험사의 바람과는 달리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라이프는 노인 요양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에 해당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요양사업 전담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서울과 수도권 인근에 요양시설 건립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던 신한라이프는 이번 사업 부문 신설을 통해 △법인보험대리점 △텔레마케팅 △요양 등 3개 사업 부문으로 확대됐다. 신설된 요양사업 부문 대표이사로는 우석문 신한라이프 퇴직연금본부장이 선임됐다.

NH농협생명도 요양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 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요양사업 TF를 운영하기 시작한 NH농협생명은 오는 7월 5일까지 독자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요양 서비스 사업 모델을 확보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당 TF를 통해 얻은 사업 계획 등을 바탕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 요양 서비스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헬스케어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요양사업을 점찍은 KB손해보험은 생·손보업계 유일한 요양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KB손해보험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KB골든라이프케어는 KB국민은행에서 전용 금융 상품을, KB손보에서는 실질적인 요양 시설 운영과 시니어 헬스케어 등을 맡아 시니어 시장 전반을 공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 진출은 필수인 상황에서 시니어케어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며 "빠르게 추진하는 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사진. 생명보험협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사진. 생명보험협회.

충분한 가능성 보고 보험사 연이어 진출

보험사들이 연이어 '시니어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분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보사들은 점차 확대되는 '시니어케어' 시장을 통해 수익성과 사회안전망 역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사 결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지급액은 2015년 약 4조5000억원에서 2021년 11조1000억원으로 6년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고령층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현재 이들을 케어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오는 2024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 2050년에는 1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보험사가 운영중인 요양시설은 3곳에 불과하다.

실제로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 중인 강동케어센터,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등 총 3곳의 요양시설은 이용 대기자가 크게 늘면서 상시 입소 대기자가 정원의 4~5배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시니어케어 시장 확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최근 열린 간담회를 통해 요양산업과 상조산업을 키워 사회안전망 역할을 생명보험이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연구원 강성호 선임연구위원도 "보험회사가 요양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상당히 긍정적이었으며 보험회사가 제공할 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도 상당하다"며 "요양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화하는 시장환경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요양산업의 시장형성 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시장의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요양시설. 사진. KB손해보험.
KB골든라이프케어의 요양시설. 사진. KB손해보험.

규제 완화 없으면 적극적 진출 어려워

다만 일각에선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을 위해선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요양사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시설 설립이 자유롭게 진행되려면 법령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30인 이상 요양시설의 경우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 임차가 필요한데 부지 매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보험업계는 민간 소유의 토지와 건물 임차도 가능하도록 노인요양시설 설립의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금융위원회도 2021년 7월 '보험사의 요양 서비스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보험사가 요양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 서비스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사의 진출이 가로막히면서 고객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며 "법적 규제부터 빠르게 풀어야 요양사업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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