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및 연초 원자재값 인상 감안
올해 판매량은 금리인상이 관건…업계 “대기수요는 많아”
수요침체 준비하는 완성차, 파격 할인 혜택 주목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업계가 전년 대비 3.7% 증가한 글로벌 총 판매량 739만3674대를 기록하며 무난한 2022년 판매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지난해 초 원자재값 인상 악재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올해 완성차업계 판매량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금리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간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대기도 길어져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전망이 공존해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의 글로벌 총 판매량은 739만3674대로 전년의 712만2346대 대비 3.7% 증가했다.

내수는 138만8476대로 전년의 143만3605대 대비 3.1% 줄었다. 수출은 같은 기간 5.3% 증가한 600만8198대(21년 568만8741대)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는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68만8884대, 해외 325만5695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94만457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5.2% 감소, 해외 판매는 2.9% 증가한 수치다. 12월 판매량은 국내 6만926대(전년비 6.5% 증가), 해외 27만6953대(전년비 3.4% 증가)로 총 34만7340대(전년비 4.0% 증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는 2022년 한해 동안 도매 기준 국내 54만1068대, 해외 236만2551대 등 2021년 대비 4.6% 증가한 290만3619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1년과비교해 국내는 1.1% 증가, 해외는 5.4% 증가한 수치다. 12월 판매량은 국내 5만536대(전년비 5.7% 증가), 해외 18만6338대(전년비 16.1% 증가)로총 23만6874대(전년비 13.7%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2022년 한 해 내수 및 수출 시장에서 각각 3만7237대(전년비 31.4% 감소), 22만7638대(전년비 24.6% 증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1.7% 증가한 총 26만4875대(완성차 기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12월 판매량의 경우 내수 1840대(전년비 27% 감소), 수출 2만1912대(전년비 99% 증가)를 판매해 총 2만375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75.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해 총 내수 5만2621대(전년비 54.7% 감소), 수출 11만7020대(전년비 15.8%증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8% 증가한 16만9641대의 연간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12월 판매 실적은 내수 3243대(전년비 54.7% 감소), 수출 6434대(전년비 15.8% 증가)로 총 9677대(전년비 23.9% 감소)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022년 내수 6만8666대, 수출 4만5294대를 판매해 각각 21.8%, 61%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1% 증가한 총 11만396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내수 5520대(전년비 5% 감소), 수출 3574대(전년비 20.1% 증가)를 포함 총 9094대(전년비 3.9% 증가)를 판매했다.

반도체 사진. 해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반도체 사진. 해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문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연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값 인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완성차업계의 지난 한 해 성적은 “아쉽지만 선방했다”라는 평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상반기 3105만대였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상반기2857만대로 8.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 수요가 줄자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가 감소하고 완성차업계의 자동차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자동차회사들은 신차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반도체를 포함해 신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주문 역시 줄였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 거리두기가 점점 해제되며 신차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며 일명 ‘반도체 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원재료가 부족해진 가운데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친환경 차량(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차)과 자율주행 차량의 수요 역시 상승한 탓에 반도체 수급난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기준 가장 출고대기 기간이 긴 차량은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로 출고 대기기간이 무려 30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 못지 않게 지난 해 연초부터 상승한 자동차 원자재 역시 완성차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21년 11월 톤당 89달러대에서 2022년 1월 139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은 자동차 한 대에 평균1톤 가량이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다.

전기차의 핵심 원료인 니켈·리튬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경 운동 등에 의한 채굴 지연이 발생하며 가격이 상승했다. 니켈은 지난 2021년 11월 톤당 1만9950달러에서 2022년 2월 초 2만3225달러까지 올랐다. 리튬 가격도 같은 기간 킬로그램(㎏)당 180위안 대에서 362위안 대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며 국내 금리 역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며 국내 금리 역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완성차업계에서는 올해 판매량은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여부가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의 자동차 할부 금리 공시에 따르면 5개 주요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7.3%에서 10.6%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랜저, 현금구매 비율 20%, 할부 기간 36개월 기준). 기준 금리가 폭증하며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도 동반 상승해 차량 구매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계약 취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차는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줄었는데 서민들은 금리 부담에 신차 구입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워낙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신차 대기 수요 역시 많기 때문에 금리 영향이 생각만큼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도 전망했다.

일부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고 계약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대기 수요(백오더) 물량이 상당해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경우 글로벌 백오더 물량이 3분기 말 기준 각각 100만대, 12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 3사(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는 구체적인 백오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대기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완성차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침체를 우려해 각종 할인 혜택을 내놓기 시작했다.

쉐보레는 트래버스·타호·콜로라도 구매 시 각각 최대 400만원·300만원(자동차 등록비, 일시불 구매시)·200만원(일시불 구매시)의 현금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트래버스는 6.0%의 이율로 최대 72개월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타호 구매 고객에게 68만2000원 상당 보증 연장 유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1월 전 차종에 대한 2.9% 할부 상품(최대 12개월 및 할부원금 1000만원 이상)을 선보였다. 이는 별도의 현금 선수금 납입 없이 전액 할부 상품으로도 이용 가능하며 할부원금이 1000만원 이상이라면 2.9%의 저금리로 최대 12개월 할부 구매를 할 수 있다(단 SM6 필 트림과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12개월·36개월 할부만 가능)

쌍용차는 차체 및 일반부품 보증서비스 기간을 엔진 및 동력전달부품 보증기간과 동일하게 5년/10만km로 책정하는 ‘보증기간 연장’을 전 차종으로 확대시행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프로모션을 내놓기는 했으나 아직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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