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기본적인 소비자 대우조차 없다" 토로

국내 게임사 사회 부문 비재무 리스크 부각

카카오게임즈 사옥 이미지. 제공.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사옥 이미지. 제공. 카카오게임즈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 미흡이 게이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SG 경영 중 사회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SG 경영과 관련해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게이머들이 과거와 달리 환불 소송을 검토하거나 집단 보이콧을 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우마무스메 : 프리티 더비' 유저들은 게임 결제비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당 게이머들은 과거 엔씨소프트 사태로 촉발된 트럭 시위에서 나아가 게임 정책과 관련한 입법 발의를 한 국회의원에게 직접 접촉하거나 법적 대응을 불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시위를 포함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게임 이용자 모임 '총대진'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공식 사과, 해당 게임 담당 직원들의 업무 배제, 간담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문을 카카오게임즈 측에 발송했다.

총대진 측은 게이머들을 일반 소비자 수준으로 대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달하는 과금을 하고도 고객 상담사와 통화 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운영사 측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번역 등이 미흡하고 이벤트와 점검 기간이 겹치거나 해외 서버와의 차별 등에 대해 문의를 하려고 해도 접촉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토로다.

총대진 측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게임사가 게임을 잘 이해하고 유저와 소통하며 돈을 쓸 만큼 일반적인 소비자와 같이 문의에 응대해주는 것이 요구 사항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규탄 집회, 불매운동, 집단소송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투장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결제 금액이 수 천만원에 달하는 상위 과금 게이머를 중심으로 집단적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게임사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게임비 결제 환불 소송이 진행 되고 패소하지 않더라도 불매가 재무에 미치는 악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대진 측에 따르면 환불 대상 금액은 70억원을 돌파했으며 참가한 게이머는 6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운영팀은 두 차례 사과문을 통해 "(전달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개발사 및 관련 부서와 논의해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총대진 측은 책임자가 명시되지 않은 익명의 사과문과 미흡한 후속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상 재화를 5700주얼 지급한 것을 두고도 진상을 의미하는 밈을 이용해 게이머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이들은 환불 소송 준비와 더불어 오는 10월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소비자 기만과 불통 이슈가 다뤄질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압박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ESG 분야 전문가들은 IT 기업, 특히 게임사들의 커뮤니케이션 부문 취약점을 지적해 왔다.

국내 주요 로펌 ESG센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판교 IT 기업들에게 ESG는 아직 먼 이야기"라며 "특히 S(사회) 부문 경영 관리는 전무한 수준으로 지속적인 이용자와의 마찰이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주요 게임사의 ESG 경영 등급은 전반적으로 취약한 수준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2021년 정기 평가에서 넷마블 B+, 펄어비스 B, 위메이드 B, 컴투스 B, 웹젠은 B 등급을 받았다.

KCGS는 7단계로 ESG 등급을 산정하고 있으며 A 미만 등급은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다소 있는 등급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엔씨소프트가 A 등급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유저와의 소통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는 유저 만족도 제고를 ESG 경영 2순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오는 9월 상장 2년차에 돌입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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