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ESG 등급 정체기...오뚜기 삼양식품은 ESG↑

대기업집단 지정에 리콜까지 ESG 리스크 산적

농심이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한다. 미국 제2공장 전경. 사진. 농심.
농심이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한다. 미국 제2공장 전경. 사진. 농심.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올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농심이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에 비해 비재무적인 경영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ESG평가업계에 따르면 2021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농심은 종합 B+ 등급을 획득했다.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모두 A 등급을 획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는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측면에 대해 S부터 D까지 7단계 평가를 하고 있다. 비재무적인 리스크로 인해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여지가 다소 있는 기업에 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2011년 평가가 시작된 이후 지난 10년간 B+ 이하 등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 환경 부문은 등급이 추가 하락해 B에 머물렀다.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 역시 2020년 이후 꾸준히 KCGS ESG 평가에서 종합 B+ 등급을 받는 등 ESG 경영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모두 ESG 등급이 개선됐다.

오뚜기는 2020년 종합 B+에 머물렀던 등급이 지난해 A로 개선됐다. 2019년 최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이후 황성만 오뚜기 사장을 중심으로 한 ESG위원회 운영 등 활동 전반이 지배구조 등급을 개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나아가 삼양식품은 2019년 C등급에 머물렀던 ESG 경영 등급이 A로 수직상승했다. 2020년 한 단계, 2021년 두 단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환경과 지배구조 등급이 모두 B에서 A로 올랐으며 사회 등급은 B에서 A+ 무려 3 단계 상승했다.

지속가능한제품 및 서비스 개발, 인권경영 문화 안착, 사업장 안전 리스크 제로화 등 ESG 경영이 주요하게 평가받아 등급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농심이 국내외 각종 비재무 리스크로 ESG 경영 전반에 대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농심 특정 제품이 유럽연합에서 수 차례 리콜 판정을 받는 등 비재무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심은 유럽 아이슬란드 시장에 판매하는 수출 전용 제품 레드슈퍼 스파이시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어 리콜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지배구조 등급 개선도 쉽지 않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농심그룹의 유통 계열사 메가와트가 신규 자산을 취득하면서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 늘어나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태경농산, 율촌화학, 농심엔지니어링 등 총수 일가가 대부분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지배구조 등급 평가에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심엔지니어링 등 일부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최대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사익편취 금지 규제 적용을 받는 핵심 내용"이라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만으로도 향후 ESG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심은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4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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