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위해 탄소배출 감축한다더니...'환경 경영' 퇴보 지적

비표준 용기 사용 환경오염 야기 분명해도 강행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 제공 :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 제공 : 롯데칠성음료.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신규 소주 제품 라인업 '새로'에 비표준 용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ESG 경영이 퇴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새로에 비표준 용기(이형병)를 적용한다. 새로는 처음처럼을 잇는 롯데칠성음료의 신규 소주 브랜드로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대항마 성격이 짙다.

회사 측은 새로를 처음처럼 '순하리'와 같은 서브 브랜드가 아닌 주력 브랜드로 내세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용기를 적용하고 도수와 맛을 바꾸고 새 감미료 에리트리톨도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신규 브랜드가 빠르면 추석 이후, 늦어도 올해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며, 양대 소주사업자의 비표준 용기 제품을 앞세운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 될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공병 회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비표준 용기를 사용한 진로이즈백을 토대로 소주 시장 점유율을 60% 중반까지 끌어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자원 재활용을 위해 10년 넘게 이어온 초록병 동맹을 깬 것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 측과 상호 용기 반환 계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왔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 하이트진로를 포함한 주류업계 7곳은 주류 교환비용을 없애고 재사용 촉진을 위해 소주병 표준용기 공동사용 자발적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재활용 업계에서는 진로이즈백이 출시된 2019년과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2위 사업자가 모두 비표준 용기를 사용하면 공병 선별 복잡도가 증가해 재활용 회수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상황에서 비표준 용기가 더욱 증가하면 공병 분류와 물류 작업 비용이 모두 급격히 상승해 회수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롯데칠성 비표준 용기 가담에, 자원 순환 생태계 붕괴 우려도

양대 소주업체가 환경 오염 비판에도 마케팅을 위해 비표준 용기를 주류 제품 라인업에 적용하면서 공병 자원 순환 생태계는 붕괴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한 소주 시장 경쟁이 격화 되면서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패키징 차별화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30억병 씩 생산되는 공병의 재활용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협약에 불과한 공용병 동맹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환경보다 마케팅에 우선 순위를 두눈 주류 회사들에 대한 제재 수단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2020년 발표한 '비표준용기 교환 및 재사용체계 개선 연구'를 통해 비표준 용기 사용은 혼입률 증가로 인한 선별 비용 발생은 물론 추가적인 에너지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으로 환경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고 밝혔다.

반면, 동원시스템즈 등 국내 공병 생산 독점 사업자들은 진로이즈백에 이어 롯데칠성음료가 비표준 용기 전쟁에 가담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회수율 하락이 곧 매출 증대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친환경이 최우선 ESG 경영 목표라는데...그린워싱 논란 가열

롯데칠성음료의 행보는 그린워싱 논란도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친환경과 순환경제'를 ESG 경영 최우선 과제로 수립한 바 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을 추진하고, 자원 순환 성과를 위해 사내 부서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환경경영에 있어 리사이클링 중심의 친환경 정책,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다자간 협력을 통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선언했으나 지장을 받게 됐다.

또, 제춤 설계부터 환경을 고려해 패키징 측면에서의 자원 선순활을 추구하겠다는 경영 목표 추진에 있어서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관련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패키징의 재활용은 국제사회가 판단하는 식품 및 음료 업계 최우선 ESG 경영 요소"라며 "이와 관련한 그린워싱 논란은 ESG 평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정기 평가에서 3년 연속 환경 부문 B+ 등급을 받았다. B+ 등급은 비재무적 요소로 인해 주주가치 침해 요소가 다소 있는 등급을 말한다.

신제품 '새로'와 관련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새로의 추석 이후 출시가 확정된 상황"이라면서도 "신제품이다보니 세부 컨셉 등은 보안상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달 1일 재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보증금 대상 사업자가 비표준 용기를 사용하면 재활용 및 회수 절차 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표준 용기 사용은 보증금 제도 운영 전반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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