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ESG 경영 주창에도 노사 갈등 약점으로 부각

불매 장기화 수익성 악화, 기업 존폐 기로 '경고' 목소리

사진 : 구혜정 기자
SPC그룹 본사 사옥 사진. 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SPC그룹의 협력사 리스크가 ESG경영 선언 초기부터 부각되고 있다. 그룹 핵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모든 이슈를 점철하면서 ESG 경영이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본사와 자회사, 계열회사 등 공급망 전체에 대한 인권 실사 의무화가 ESG 경영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로서의 명성을 잃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올해 최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를 위해 최근 ESG 경영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중대성 평가를 진행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파리크라상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전사적인 ESG 경영 방안이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SPC그룹은 허영인 SPC 회장의 신년사 이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1월 국내외 임직원이 참여한 온라인 신년사에서 품질 초격차, 기업문화 혁신과 함께 프랜차이즈 ESG 경영을 중점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당시 허영인 회장은 “프랜차이즈 ESG 경영 표준을 선도하겠다.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프랜차이즈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리바게뜨의 노사 갈등은 고소·고발로 인한 법률 리스크, 나아가 제품 불매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ESG 평가업계에서는 식품과 유통업을 모두 영위하는 SPC 입장에서 이러한 리스크는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신의 가치관을 기반으로 소비 결정을 내리는 소비자가 MZ세대 이후 크게 늘고 있다. 유통 분야 소비재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 민감도가 큰 사업으로 사회 이슈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독점적 지위에 있는 유통 소비재 기업의 경우 ESG 경영 취약성이 종종 드러나기도 한다”며 “브랜드 평판이 중요한 데 ESG 리스크가 한 번 노출되면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에서 나아가 기업 존폐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남양유업은 불매 운동 장기화로 경영이 악화되어 매각 수순을 밟고 있으며 미스터피자는 갑질 사건으로 불매가 이어져 가맹 사업 수익이 악화되어 상장 폐지 직전까지 몰렸다. 미스터피자 사건은 오너 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 손실을 본부가 책임지는 ‘가맹거래법’ 개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산하 민주노총 화섬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ESG 경영 측면에서 협력사 관리에는 큰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SPC그룹이 내세우는 11대 ESG 이슈 중 협력사 관련 내용은 ESG 우수 가맹점과 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포함되어 있으나 사실상 이해관계자를 식별하고 관리하는 사회적 책임 경영, ESG 경영이 아닌 사회공헌 성격이 짙다.

이러한 내용은 SPC그룹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SPC그룹 ESG 섹션에 들어가면 산하 공익법인 SPC행복한재단 소개 우선적으로 나온다. 나머지 콘텐츠도 사회공헌 소개와 소식이며 윤리경영 내용이 일부 담겨있다.

사실상 ESG 경영 추진 체계가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SPC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 3월 주요 계열사에 ESG 사무국을 설치하고 실무 인원을 배치했다”며 “조직 구성이 끝난 만큼 조속히 ESG 경영 체계를 안착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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