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주목 배경은 ‘실질적’ 환경 영향 평가

제품과 서비스 포함 ‘탄소’ 포착 핵심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이니셔티브 참여 선언과 달성이 기업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제정 예상되는 글로벌 ESG 공시(IFRS S)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기업 활동 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검토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 구글, 월마트 등 RE100을 달성했거나 달성을 목전에 둔 기업이 기후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공급망 내에 있는 협력사에 RE100 동참을 요구하면서 준비가 미흡하거나 대응 여력이 떨어지는 일부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데일리임팩트는 RE100 이니셔티브에 기업이 왜 주목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국내 기업의 도입 현황, 인프라 부족 , 주요 이행 전략 등을 포함해 RE100을 둘러싼 논란과 정부의 관련 정책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LG전자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 LG전자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박민석 기자] 기업 경영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이니셔티브가 주목 받는 배경에는 환경 영향 평가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기업이 직접 또는 전원 조달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스코프 1·2)를 포착하는 것만으로는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가 공급망과 제품과 서비스 사용 과정이 포함된 스코프 3에 대한 공시 의무화에 나서고 있다. 

그 과정에서 RE100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주도해 만든 RE100 캠페인에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GM 등 굴지의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지주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6개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 기아, 현대자동차, 고려아연, KB금융그룹 등 19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16일 캠페인 운영사 CDP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국내 기업에도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CDP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급망 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RE100은 유용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2018년 RE100 달성을 선언했다. 나아가 2020년 7월 2030년까지 모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업체가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생산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모두 0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계획은 자연스럽게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주요 기업에 RE100 선언과 달성을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애플이 탄소중립에 신경을 쓰는 것은 탄소 국경조정제도 등 관련 제도가 애플의 움직임보다 더욱 빠르게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온실가스 계산과 감축에 RE100 적격 이니셔티브

사실상 탄소를 관세 부과나 과세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인데 그 과정에서 핵심 키워드로 스코프 3 공시 의무화가 부상하고 있다. 스코프 3 공시를 위해서는 공급망 뿐만 아니라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 사용 중에 발생한 탄소도 모두 계산해야 한다.

스코프 3 공시 의무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4월 새로운 기후 공시 규정 초안을 공개하면서 기업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스코프 3를 포함했다.

해당 초안이 통과하면 미국 상장 대기업은 오는 2024년 사업보고서부터 스코프 3를 공시해야 한다. 스코프 3 공시를 위해서는 공급망 내 배출 관리와 제품 전과정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RE100은 가장 효율적인 도구인 셈이다.

실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온실가스의 60% 이상을 공급망에서 배출하고 있다. CDP 관계자는 “애플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제품 수명 주기, 특히 공급망에서 배출하는 탄소 상쇄가 핵심적"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 등 제품을 일반 소비자가 충전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까지 모두 배출권 구매를 통한 상쇄 방식으로 모두 중립화한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업들의 RE100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외에도 ESG 공시 표준안을 제정 중인 국제회계기준재단(IFRS)도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 3를 산업 구분 없이 공시해야 하는 제1지표로 삼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IFRS가 올해 하반기 최종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연말 최종 기준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RE100 동참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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