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계정으로만 사용 가능 …카카오페이지 연동은 안 돼

웹툰 경험 무한 확장 …무한스크롤 등 모바일 위주 디자인

선호작 AI로 추천 …웹 환경 최적화 문제 등 개선점도 있어

[미디어SR 최문정 기자] 지난 20년 간 웹툰 서비스를 해 온 다음웹툰이 카카오웹툰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카카오는 그동안 쌓아온 IP(지식재산권)와 IT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웹툰 산업의 ‘게임체인저’를 선언했다.

카카오의 열정과 꿈이 녹아있는 카카오웹툰을 다음웹툰 사용자인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다음계정→카카오계정으로 만나는 웹툰

다음웹툰 이용자가 카카오웹툰에서 처음 마주하는 관문은 계정 통합이다. 이미 무료로 공개된 부분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지만, ‘미리보기’ 서비스나, ‘기다리면 무료’ 등 카카오웹툰의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존의 다음 계정과 카카오계정을 반드시 통합해야만 한다. 

카카오웹툰 계정통합 안내문. 이미지. 카카오웹툰 앱 갈무리
카카오웹툰 계정통합 안내문. 이미지. 카카오웹툰 앱 갈무리

카카오웹툰은 “다음ID로 다음웹툰을 즐겼다면 카카오계정과 통합이 필요하다”며 “카카오웹툰은 카카오계정 로그인만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어 “계정통합을 하면 기존 사용 이력과 보유 캐시를 유지하고 더 많은 무료 이용권과 선물 캐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정든 다음계정을 뒤로 하고, 계정 통합을 진행했다. 론칭 기념 캐시까지 받은 뒤 본격적으로 카카오웹툰에 접속할 수 있었다.

카카오웹툰 소설원작 탭. 이미지. 카카오웹툰
카카오웹툰 소설원작 탭. 이미지. 카카오웹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메인화면에 등장한 ‘카카오페이지’ 오리지널 작품들이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소설을 연재하는 카카오 고유의 콘텐츠 플랫폼이다. 카카오웹툰은 기존 다음웹툰은 서비스하지 않았던 ‘나혼자만 레벨업’, ‘샬롯에게는 다섯명의 제자가 있다’, ‘취향저격 그녀’ 등의 작품을 서비스한다.

하지만 카카오계정 통합을 마쳐도 불편함이 뒤따랐다. 한 예로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유료 결제 수단인 ‘캐시’가 연동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네이버 웹툰과 시리즈(웹툰과 웹소설 서비스)의 결제 수단 ‘쿠키’를 연동시켜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대조되지 않을 수 없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로서는 양 플랫폼의 결제수단 통합 등과 관련해 구체화 된 부분이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두 플랫폼의 결제 방식이 비슷한 만큼 향후 이를 맞춰나가려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놨다.


웹툰 경험 무한 확장하는 UI·UX

개편된 카카오웹툰의 얼굴은 OTT서비스 넷플릭스와 닮은 꼴이다. 기존의 작은 썸네일(Thumbnail, 미리보기 이미지)은 그림체와 장르를 금새 알아볼 수 있도록 크기를 키운 점이 눈에 띈다. 예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예고편도 등장했다. 10초 안팎의 티저는 애니메이션처럼 구성돼 신선함을 더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카카오웹툰을 통해 크고 작은 직사각형의 썸네일 이미지로 작품을 나열하던 지난 20년 간의 관성적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카카오웹툰은 웹툰의 본질인 그림 자체에 집중해왔다”며 “웹툰을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이용자들에게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했다.

이를 통해 게임과, 음악, 영화와 드라마로 변주되는 오리지널 IP의 위상과 가치를 전달한다는 것이 웹툰 제작의 의도라는 설명이다. 

카카오웹툰은 조작 방식도 대폭 개선해 선보였다. 스크롤을 내리며 작품을 탐색하는 소비자들의 습관에 맞춰 요일별로 배열했던 웹툰 페이지는 무한 스크롤 방식으로 전면 개편됐다. 이에 따라 메인화면은 물론 ▲웹툰 원작 ▲소설 원작 ▲랭킹 등의 탭은 옆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는 방식만으로 오갈 수 있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탭을 이동하기 위해 터치하기 어려운 화면 위쪽까지 손가락을 뻗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세밀한 곳까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력하고 세밀해진 AI 추천

카카오웹툰이 기존의 AI추천 기능을 더욱 강화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작품을 그림체, 내용 등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해 적당한 작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카카오웹툰 추천기능 예시. 이미지. 카카오웹툰 갈무리, 편집. 최문정
카카오웹툰 추천기능 예시. 이미지. 카카오웹툰 갈무리, 편집. 최문정

카카오웹툰은 기자가 평소 즐겨보는 작품을 분석한 뒤 “최문정님은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즐겨보니까”라는 멘트를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카카오웹툰은 이어 “이 작품 그림체와 유사한 작품 어떠세요?”라며 작품들을 골라줘  소통의 느낌도 강하게 주었다. 순정만화형 작화를 선호하는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도 다수 추천해주어 놀라웠다. 아울러 ‘비슷한 작품’, ‘만화를 찢고 나온 영상화 작품’ 등을 테마로 작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에도 관심이 갔다.

카카오웹툰 측은 “연관 작품 추천과 그림체 기반 추천, 키워드 기반 추천 등 ‘개인 맞춤형 작품 추천’을 통해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IP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웹 최적화 등 개선점도

카카오웹툰 오류사례 모음. 이미지. 카카오웹툰 갈무리. 편집. 최문정
카카오웹툰 오류사례 모음. 이미지. 카카오웹툰 갈무리. 편집. 최문정

론칭 초기인 만큼 개선해야 할 점도 몇몇 눈에 띄었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별 문제 없이 구동되지만, 웹 버전에서는 일부 오류가 발생해 불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감상 중인 작품과 유사한 작품을 추천받기 위해 페이지를 좌우로 넘길 경우, 이미지나 텍스트가 이전 작품과 합쳐져 나오는 문제는 괜히 신경을 쓰이게 했다. 이미지 예고편 등 한꺼번에 용량이 큰 이미지를 불러와야 해 오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웹툰을 이용하는 한 네티즌은 온라인 게시판에 “일반적인 웹툰 사이트 느낌이 아니라 영화·애니메이션 플랫폼 디자인에 가까운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로딩이 느려지고, 스크롤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 서비스와 다음웹툰 서비스가 합쳐진 것에 대해 기존 사용자들의 서운함 역시 있었다.

한 다음웹툰 사용자는  미디어SR에 “기존엔 요일별 웹툰 위주로 짜여졌던 다음웹툰이 카카오웹툰으로 개편되면서 카카오페이지 작품 위주로 바뀐 것 같다”면서 “다음웹툰이 뒤로 밀린 것 같아 서운하다”라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카카오웹툰이 썸네일 이미지가 커지고, 애니메이션 예고편을 도입한 만큼 이에 대비해 개편 전부터 최적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향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보고되는 대로 기술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즉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 노블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작품 숫자가 많다 보니 다음웹툰이 밀렸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듯 싶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랭킹 탭을 살펴보면 ‘내일도 출근’ 등의 다음웹툰 원작의 작품이 많으며, 개편 할 때 다음웹툰 작품 대다수를 옮겨왔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정 플랫폼 IP가 더 많이 노출되는 것 같은 현상은 향후 IP를 추가로 공급하며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를 해외 진출의 선봉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웹툰은 플랫폼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며 "초기부터 글로벌 확장이 용이한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측은 이어 “어느 국가든 네트워크 환경에 큰 제약을 받지 않고 카카오웹툰을 즐길 수 있도록 앱을 최적화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태국과 대만에 각각 카카오웹툰을 론칭했다. 이후, 태국에서는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2위를 기록했다. 대만에서도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6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태국과 대만,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 카카오웹툰을 론칭할 방침”이라며 카카오웹툰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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