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해외 웹 플랫폼 인수→플랫폼 개편

국내 1·2위여도 한계 ‘뚜렷’…해외진출 사활

콘텐츠로 해외진출…북미·아시아서 가시화

사진. 네이버, 카카오
사진. 네이버, 카카오

 

[미디어SR 최문정 기자] 국내 대표 포털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등 웹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시장의 벽을 넘는 도전에 나섰다. 


- 콘텐츠 역량 한 곳에 모으는 네이버·카카오

2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요즘 웹 콘텐츠 플랫폼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초 인수한 북미 기반 웹소설 플렛폼 ‘왓패드’와 네이버 웹툰과 통합해 지난 6월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열었다.

카카오도 오는 8월 1일 웹툰 서비스 ‘다음웹툰’을 개편한 ‘카카오웹툰’과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를 오픈하며 '웹 대전(大戰)'에 가세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북미 웹툰 스튜디오 ‘타파스’를 인수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CI. 이미지. 네이버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CI. 이미지. 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2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6월 말 네이버와 왓패드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의 첫 단계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출범했다”고 소개하며 “통합 10억 건 이상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유명 글로벌 IP를 보유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하반기 저명한 IP 보유 기업과의 협업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네이버는 총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왓패드 웹툰에서 흥행한 작품의 영상화와 출판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이를 통해 IP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웹툰 로고.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 로고.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는 내달 1일 국내에 공개하는 카카오웹툰에 대해 “고도의 기술력과 프리미엄 IP를 탑재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웹툰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 2년 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술개발 역량과 콘텐츠 자산을 한 곳에 모았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 플랫폼’으로 손색이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6월 태국과 대만에서 카카오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웹툰은 론칭과 동시에 현지 앱마켓에서 만화 분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웹툰은 ▲IPX(IP eXperience, IP 경험) ▲프리미엄 IP ▲글로벌 등 큰 3개의 축으로 운영된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웹툰은 플랫폼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초기부터 글로벌 확장이 용이한 방식으로 설계됐다”며 “어느 국가든 네트워크 환경에 큰 제약을 받지 않고 카카오웹툰을 즐길 수 있도록 앱을 최적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귀띔했다.


한계 뚜렷한 국내시장, 해답은 해외진출

국내 대표 포털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외 진출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검색 포털 1, 2위의 기업이자, 시가총액 3위 진입을 위해 박빙의 승부를 겨루는 사이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와 비교하면 사업규모나 매출액 등에서는 크게 밀린다. 

올해 1분기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약 500억달러(약 55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약 261억7000달러(약 29조2450억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네이버(1조4991억원)와 카카오(1조2580억원)의 매출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수십 배 차이가 난다.

검색 플랫폼 점유율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92.47%에 달한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Bing(2.31%), 3위는 야후(1.53%)다. 네이버는 0.11%의 점유율로 10위를 차지했다. 카카오(다음)는 0.01%의 점유율 확보에 그쳤다.

이러한 글로벌 검색 플랫폼 점유율은 지난해 네이버의 국내 검색 점유율이 74.8%에 달했던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즉, 국내 1위 사업자라 하더라도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처럼 체급이 다르다는 점을 실감케 된다. 인구가 적은 한국의 인터넷 시장이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곱씹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같은 점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진출에 나서야하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는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도전 전략을 발표하며 “3~5년 뒤 내가 하자고 했던 해외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각오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해외진출 의지 역시 경영진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사업 면에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의미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힌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구글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독점하고 있는 검색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기 보다는 웹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만화사인 마블이 자사의 캐릭터 IP를 활용해 영화 제작에 뛰어들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를 성공시킨 것처럼, 웹 콘텐츠는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IP를 활용해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스위트홈(네이버)’, ‘좋아하면 울리는(카카오)’ 등의 작품은 좋은 글로벌 성적을 올린 바 있다.


- '네카오' 북미와 유럽에서 웹 콘텐츠 격전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시아와 북미 시장에서 콘텐츠 대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4년 북미에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는 자사의 체계적인 신인작가 발굴 프로그램과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네이버 북미 웹툰의 경우, 국내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 연재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북미에서도 똑같이 진행 중”이라며 “이렇게 제작된 현지 제작 작품이 국내에서 들여가 (번역해) 연재하는 작품 숫자 보다 많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는 북미, 일본, 동남아 등의 국가에서 ‘도전만화’나 ‘베스트도전’ 같은 자체 아마추어 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IP 발굴 시스템을 활용해 각국에서 흥행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다시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크로스보더’ 프로그램 역시 가동 중이다.

네이버 북미 웹툰 원작 '로어 올림푸스' 한국판 이미지. 제공. 네이버
네이버 북미 웹툰 원작 '로어 올림푸스' 한국판 이미지. 제공. 네이버

 

네이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네이버 웹툰이 진출해 있는 각 지역에서 발굴한 작품들의 인기가 검증이 되면, 다른 나라에서도 작품을 연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로어 올림푸스’라는 작품의 경우, 북미 웹툰 연재작이지만 한국과 유럽 등에서도 서비스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크로스보더 플랫폼은 타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네이버 웹툰 만의 특장점”이라며 “현지 웹툰 생태계를 조성하고, 산업의 저변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네이버가 ‘전지적 독자시점’, ‘재혼황후’ 등의 웹소설을 웹툰 콘텐츠로 바꿔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왓패드와의 시너지도 기대해볼만 하다.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은 훌륭한 스토리텔링과 탄탄한 팬층을 가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인 원천 콘텐츠”라며 “향후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카카오는 지난달 태국과 대만에 카카오웹툰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며 글로벌 콘텐츠 흥행 신호를 쐈다.

카카오웹툰의 론칭 이후 태국에서는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만에서도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6위에 랭크됐다. 태국에서는 론칭 나흘 만에 누적 일 거래액 3억원을 돌파하며 흥행몰이가 한창이다.

카카오가 일본에서 운영 중인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올해 1분기 전세계 비게임 앱 중 직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 3위에 올랐다. 게임을 제외한 앱 부문에선 전체 매출 9위를 기록했다.

카카오웹툰의 '소설원작' 탭.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의 '소설원작' 탭.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픽코마의 경우, (다음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 IP를 서비스하며 매출이 괄목할만큼 성장했다”며 “기본적으로 카카오엔터는 한국 스토리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추후 국내 IP는 물론 일본의 픽코마, 북미의 타파스 등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개발된 오리지널 웹툰들 역시 카카오웹툰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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