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수수료 30% 정당한가? 온라인 콘텐츠 매출 과실은 누구의 몫인가?

구글 스태디아 서버. 제공 : 스태디아
구글 전산센터 내부 모습. 제공 : 구글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스마트폰 앱마켓의 결제 수수료 30%에 대한 논란의 쟁점은 수수료의 정당성이다.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역시 콘텐츠 사업자가 30%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우회 결제 수단을 찾자 구글이 대응 차원에서 내놓은 정책 성격이 짙다.

애플과 구글의 30% 수수료는 어떻게 책정되었을까? 내부적으로 양사는 수수료 책정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IT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의 공동 창립자 故 스티브 잡스가 음원 유통 플랫폼인 2003년 아이튠즈를 론칭하면서 7:3 수수료 배분 비율을 정한 것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도 7:3 규칙에 따라 30%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이후 스마트폰 앱 마켓은 물론 PC에서도 디지털 재화에 대한 플랫폼 수수료 30%는 적정 배분 비율로 자리 잡았다.

당시 개발자들은 디지털 재화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희박해 무차별적으로 복제가 이뤄지던 시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컸고 콘텐츠 사업자들은 30% 수수료를 내고 만족할만한 플랫폼을 찾은 셈이다. 

특히, 음원 등 복잡한 유통 과정으로 고비용이 투입되는 콘텐츠 개발사들에 아이튠즈 그리고 앱 마켓은 매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통 플랫폼이었다. 애플은 현재까지도 앱 마켓이 시장 혁신 상품이라는 주장을 30% 수수료의 근거로 삼고 있다.

지난 6월 애플은 앱스토어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애플 스토어 생태계가 2020년 한 해 동안 6430억 달러 규모의 매출 및 판매실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료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 결제 방식은 안전한 국제 거래를 촉진해 앱 개발자가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며 "결과적으로 전세계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출 규모 수익 등과 관계없이 모든 기업에 30% 수수료가 적용되면서 협상력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도하다는 불만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365 모바일 출시가 늦어진 배경도 앱 마켓 수수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픽게임즈는  수수료를 이유로 직접적으로 애플과 구글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5월 애플과의 소송 과정에서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지난 30개월 동안 최소 1억 달러(약 1154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러한 수수료가 콘텐츠 제작과 퍼블리싱 등 콘텐츠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들어가는 수고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 붕괴 우려도

에픽게임즈는 앱을 내려받기 위해 소요되는 인프라 등의 요소에 대한 수수료는 납득할 수 있으나 이후 앱 내 구매로 이뤄지는 서비스들에 대한 동일한 수수료는 통행세와 다름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 이러한 고율의 수수료가 모든 디지털 재화에 적용된다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개별 앱으로 입점한 것이 아닌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는 구글의 30% 수수료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자들이 콘텐츠 공급자를 거쳐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웹툰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최종적으로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손병태 한국웹소설산업협회장은 미디어SR에 "웹소설 시장 활성화의 배경은 일반 도서 시장과 다른 이익 배분율"이라며 "구글인앱 결제 강제 이후 시장 구조가 완전히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이어 "수수료 부담으로 CP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어 콘텐츠 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구글 인앱 결제 강제화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자체의 경쟁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 조사에 따르면 앱 마켓 수수료가 강행될 경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예상 매출감소액이 올해에만 2조606억원, 2025년에는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구글과 애플이 인앱 강제화 정책과  30% 수수료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앱 내 결제 기능을 없애는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 모델 사업자가 다수 등장하고 있고 앱 비용 없이 향후 비용을 회수하는 콘텐츠 과금 구조가 기본 개발 모형으로 자리 잡고 있어 앱 마켓 매출 증대가 앞으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앱 개발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구글과 애플이 주장하는 앱 유통과 보안, 개발을 위한 서드파티 앱의 제공은 분명히 비용 절감 측면에서 도움을 주지만 전세계의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고정 수수료 락인전략의 근거로 들기에는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한걸음 나아가 표면적으로 개방정책을 표방하면서 시장 지위를 토대로 고율 수수료를 주장하는 것은 기만에 가깝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정환 부경대학교 교수는 "객관적 기준과 근거 없이 정책을 변경해 폐쇄 전략을 밀어붙이는 것은 생태계 구성원을 기만하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타 플랫폼과 비교해 봐도 30% 수수료는 과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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