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첫 화면.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구글의 앱스토어 인앱결제 강제화 및 30% 수수료 고정 정책으로 앱마켓 사업자들의 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이들은 더 저렴한 수수료와 개방형 결제 시스템을 무기로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는 아니더라도 향후 전반적인 수수료율 인하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구글 정책에 반기를 든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11을 공개하면서 MS 스토어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MS 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는 앱 종류에 대한 제한을 풀면서 아마존과 제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도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스토어에 인앱 결제를 도입하고 이를 이용할 경우 게임을 제외한 앱에 수수료 15%를 책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구글과 달리 자체 결제시스템을 운용한다면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파격적인 정책도 내놨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자체 결제시스템을 갖춘다면 매출을 100%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PC게임에 한해서는 수수료를 30%에서 12%로 낮췄다.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별도 결제시스템이 없더라도 15% 수수료면 MS 앱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친숙한 PC나 윈도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결제하고 모바일에서도 동일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이용 편의성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새로운 윈도 11을 공개하며 개방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윈도 11 발표 직후 "오늘날 이 세상은 더 개방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국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구글, 애플과 다른 노선을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앱 수급 여부에 따라 생태계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인도는 최대 결제 서비스업체인 페이티엠을 중심으로 별도 미니 앱스토어를 육성하는 방식으로 구글에 대항하고 있다. 반응형 웹앱 방식으로 구성된 미니 앱스토어를 만들어 인앱 결제 때 신용카드 수수료 등 최소한의 수수료만 부과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참여해 만든 원스토어가 눈길을 끈다. 원스토어는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대체할 목표로 만들어졌다. 2018년부터 20%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상생하기 위해 중소사업자에게는 수수료를 10%까지 낮추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도이치텔레콤의 투자전문회사 DTCP로부터 15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등 생태계 확장을 위해 약진하는 모습이다.

협상력 있는 대형 콘텐츠 공급자와의 분쟁을 피하고자 매출에 연동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은 매출이 1000만달러(약 115억원)를 넘어서면 수수료 비율을 25%로 조정하고 5000만달러(약 576억원)를 넘으면 20%로 수수료를 낮춰주고 있다.

아예 앱마켓에서 결제 기능을 없애거나 앱 없이 웹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고 있으나 웹에서만 결제받고 있어 인앱결제 수수료를 피해 가고 있다. 구독료 방식으로 충성도있는 고객을 유치하고 있어 가능한 모델이다.

중견 웹 개발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웹의 기능이 앱을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확장되고 있고 클라우드 기반의 웹 서비스들이 늘고 있어 동영상이나 웹툰 정도는 웹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기술이 충분하다"며 "앱스토어 영향력이 줄어들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한 웹 기반 서비스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한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 앱 배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기는 쉽지 않고 결국 콘텐츠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성인규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장은 미디어SR에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네이버나 카카오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콘텐츠 공급사의 가격 결정권이 없으므로 구글의 정책이 추진되면 콘텐츠의 분량을 조정하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양한 대안의 등장으로 구글이 인상 수수료를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훈영 툰플러스 대표는 미디어SR에 "구글이 독점적 공룡으로 남아 있으면 견제가 불가능하므로 국내 앱마켓을 유지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움직임은 있을 것이며, 결국 합리적인 수수료율 결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콘텐츠 공급사들이 희망하는 수수료는 과연 어느정도 수준일까?

손병태 RS미디어 대표는 "수수료 5%를 넘어서면 이미 과한 정도"라며 "30%의 수수료는 구글세 도입 등으로 연결돼 마켓 사업자를 압박하게 될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사의 관리비용과 제작비용을 고려해 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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