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에 ESG핵심이슈 담은 섹션 신설

사상자 56명, 5억 과태료 나온 대산공장 화재 대응 및 후속조치 담아

전문가 "부정이슈 알리고 개선방안 공개해 이해관계자 신뢰에 도움"

롯데케미칼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Sustainability Focous'세션에 수록된 대산공장 화재사고 사진 사진. 롯데케미칼
'2020년 롯데케미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수록된 대산공장 화재사고 사진 사진. 롯데케미칼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이하 지속가능보고서)에 지난해 '대산공장 화재사고' 대응·개선 노력을 담아내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추진 의지를 적극 표명해 주목된다. 

특히 의무 공시가 아닌 지속가능보고서에 자발적으로 'ESG  부정 이슈'에 대한 개선방안을 공개함에 따라 향후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사 무국장은 25일 미디어SR에 "모든 기업은 완벽할 수 없다"면서 "CEO가 아무리 안전 관련 선언이나 계획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사고는 언제라도 일어날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부정적 이슈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리스크헷지 방법인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보고서는 기업들이 지난해 탄소배출 감축 등 비재무적 성과와 미흡한점, 전략 등을 수록해 발간하는 보고서다. 국내에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은 의무는 아니다. 다만 최근 ESG 경영 확대로 인한 ESG 정보 공시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발간 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것은 의미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 14번째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했다.  회사측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해마다 내용과 목차 등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왔는데, 올해는 특히 'Sustainability Focus(지속가능성 초점)' 섹션을 추가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올해는 지속가능성, ESG경영 등이 부각됨에 따라 서스테이너빌러티 포커스(Sustainability Focus) 섹션을 신설했다"면서 "설문, 미디어 분석 등을 토대로 테마를 선정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 섹션에서는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핵심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를 뽑아 심층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롯데케미칼이 보고서 내 선정한 ESG이슈는 ▲ Global Business(글로벌 사업)  ▲ PROJECT LOOP(프로젝트 루프) ▲ SAFE WORK ENVIRONMENT(안전한 작업환경) 등  3가지 였다. 

글로벌 비즈니스 이슈는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TOP7 화학기업' 목표를 담은 비전 2030 추진을 위한 원료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제품차별화, 자원순환경제 대비 등 기존사업강화 및 신사업진출 관련 내용을 다뤘다.

프로젝트 루프는 롯데케미칼이 총 8개 업체들과  폐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폐플라스틱 수거 캠페인부터 시작해 수거한 폐(廢)패트를 활용해 신발, 가방 등 친환경제품을 제작한 과정 등을 담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발생한 부정적 ESG 이슈도 보고서에 수록했다. 안전한 작업환경 이슈 부문에서는 지난해 3월 56명의 사상자를 낸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화재사고' 관련 대응 및 후속조치 방안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당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는 나프타 분해공정 중 압축공정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해 복구작업을 위해 9개월간 문을 닫기도 했다.

또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특별근로감독에서 대산공장 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총 82건이 적발돼 책임자·법인 등이 형사 입건되고, 과태료 5억여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2020년 롯데케미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수록된 '대산공장 화재사고' 대응 및 후속조치 자료. 롯데케미칼
2020년 롯데케미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수록된 '대산공장 화재사고' 대응 및 후속조치 자료.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보고서를 통해 대산공장 화재사고 대응활동과 후속조치 사항을 소상히 적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당시 사고조사TF 구성, 피해접수창구 운영, 피해 지역주민 심리상담치료 등 사고대응에 적극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화재사고로 피해를 입은 직원, 공장, 인근 지역주민 주민들에게 심리상담, 피해 접수처 운영, 피해 접수 방법 및 피해보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피해 복구에도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또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나프타분해공장(NCC)를 배관으로 교체하고, 기존에 설치된 가스검지기(Gas Detector)를 복구하고 추가로 설치해 가스누출 감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옥내 소화전, 화학포(Chemical Foam) 소화전 등을 추가로 설치해 유사사고 발생 시 가스누출 감지능력을 향상켰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보다 객관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향으로 기업활동을 알리는 차원에서 '지속가능성 포커스'에 긍정·부정 이슈를 함께 선정했다"며 "특히 대산공장의 경우 롯데케미칼의 지역사회 복구를 위한 노력과 안전경영의 의지를 대외에 알려드리고자 자세히 적었다"고 설명했다. 

여수공장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 등 행정처분 7건, 내년 보고서에 담길까 

롯데케미칼이 내년도 지속가능보고서에도 ESG 부정 이슈를 과감하게 기재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만약 싣게 된다면, 지난 6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내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 관련 행정처분은 ESG 등급 하락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어 이슈 선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서는 지난 6월 전라남도 합동조사단에 의해 총 7건의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위반 건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총 7건 가운데 여수공장 내 오염물질에 공기를 섞어 배출하는 '가지 배출관'이 불법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10일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수공장은 이미 2년 전 대기오염물질 배출값 조작으로 적발된 바 있다. 

이로 인해 ESG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ESG등급 또한 떨어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7일 ESG등급조정에서 '반복적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을 이유로 롯데케미칼의 ESG종합등급을 A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측은 미디어SR에 "향후 보고서 발간 시 이해관계자 및 지역사회, 임직원 등의 의견과 경영트렌드를 다각도로 검토해 주제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기업 부정적 이슈 및 개선방안 공개... '이해관계자 신뢰' 형성에 도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부정적 이슈와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 투자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형성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기준으로 활용되는 ISO26000(사회적책임국제표준)지침에서도 '이해관계자 식별과 참여가 사회적 책임의 근본'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식별과 참여는 넓은 의미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으로도 풀이된다.

이종오 KOSIF 사무국장은 "기업들이 부정적인 이슈를 과감히 알리고, 개선 노력과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이해관계자 소통이고 신뢰를 얻어가는 좋은 방법"이라며 "이것이 바로 사회적 책임이며 ESG경영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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