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가능한 골판지 침대, 폐플라스틱 활용한 시상대 등 눈길

시민들이 기증한 가전제품 폐기물에서 원료 추출해 메달 제작

도쿄올림믹 공식홈페이지 도쿄 2020 지속가능성 페이지 메인 사진. 도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도쿄올림믹 공식홈페이지 도쿄 2020 지속가능성 페이지 메인 사진. 도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내세우며 개최된 도쿄올림픽에서 골판지 침대, 폐가전 메달 등 친환경을 접목한 물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은 '친환경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무관중으로 진행돼 탄소배출량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선수촌 침대부터 그들이 목에 거는 메달까지 환경을 고려해 제작됐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For the planet and the people)’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도쿄 조직위)는 이번 올림픽이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모티브로 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도쿄 조직위는 친환경 올림픽 추진의 일환으로, 대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65% 이상을 재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100% 재활용 가능한 '골판지 침대', 폐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시상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배치된 골판지 침대(좌)와 도쿄 올림픽 시상대(우) 사진. 도쿄올림픽준비위원회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배치된 골판지 침대(좌)와 도쿄 올림픽 시상대(우) 사진. 도쿄올림픽준비위원회 

골판지 침대는 도쿄올림픽에서 여러 논란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친환경 제품이다. 이 침대는 프레임이 골판지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돼, 100% 재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침대크기는 길이 약 210㎝,폭 90㎝, 높이 40㎝이며 약 200㎏ 무게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선수촌 선수들의 불만이 '골판지 침대가 약하다'는 지적 등으로 이어지고 '성(性)관계 방지 침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널판지 침대의 내구성이 낮지 않고, 올리픽 등 일시적인 이벤트에서는 환경보호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종이가구업체 모 대표는 이에 대해 "종이 가구를 만들 때 쓰는 골판지는 우리가 흔히 아는 택배 상자용 저품질 골판지 보다 강도가 3배 가량 높다"면서 "올림픽 같은 일시적인 이벤트에서 종이 침대를 사용한 것은 친환경적으로 아주 적절한 선택"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마다, 보호소에서 골판지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 

메달리스트들이 오르는 시상대는 일본 가정용 플라스틱 용기에서 수거한 재활용 원료가 활용돼 이목을 모았다. 전국 백화점과 학교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 24.5t과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98개의 메달 시상대가 제작됐다는 전언이다. 

연단 앞에 장식된 오륜기 링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난민들을 위한 임시주택에 쓰였던 재활용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종료 후 연단에 쓰인 플라스틱들은 샴푸와 세제 병으로 다시 재활용될 방침이다.

금·은·동 올림픽 메달...폐(廢)가전제품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 활용해 제작 

도쿄올림픽 메달 사진. 도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도쿄올림픽 메달 사진. 도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올림픽 메달에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폐가전제품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원료가 접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시민들이 폐가전제품을 기증해 메달 제작에 참여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도 눈에 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르면, 금메달은 순도 92.5% 이상의 은에 6g 이상의 금을 도금해야 한다. 은메달은 순도 92.5%의 은으로 제작한다. 동메달은 순수한 구리가 아니라 구리에 주석을 섞은 청동 메달이다.

올림픽 메달 제작을 위한 원료는 금속업체를 통해 새 원료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 사용된 올림픽 메달도 새 금속원료로 제작됐다.  

하지만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운 도쿄 조직위는 새로운 원료 조달방법을 선택했다. 이들은 메달 제작을 위해 2년간 일본전역에서 전자기기 모으기 캠페인인 '도쿄 2020 메달 프로젝트'로 폐기 휴대폰, 폐가전제품 수집에 나섰다. 

이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에서 일본의 대표 통신업체 NTT 도코모사 대리점에서 폐기 휴대폰을, 각 지자체와 가전제품 양판점을 통해서는 소형가전 폐기물을 수거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총 620만여의 중고 휴대전화와 7만 9000t의 소형 가전제품이 수거됐다. 도쿄 조직위는 수거한 폐기 휴대폰과 폐가전제품에서 금 33kg, 은 3500kg, 동 2200kg을 추출했다. 

이렇게 모인 금속들은 금메달(556g), 은메달(550g), 동메달(450g) 등 총 5000개의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메달로 새로 탄생했다.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실장은 미디어SR에 "올림픽은 평화, 화합과 같은 스포츠 정신과 함께 친환경적이고, 인간 친화적으로 개최돼야 하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라며, "앞으로도 올림픽이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전세계가 하나되는 축제의 장이 될수 있도록 정부, 기업,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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