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우리금융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실적 발표 이어져

2분기 역대급 실적 전망에 '중간배당' 시행 여부에 촉각

중간배당 시행 유력한 가운데 '배당성향' 수준도 관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2분기 실적발표가 21일부터 시작된다.

역대급 분기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각 사가 공언해온 ‘중간배당’의 시행 여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간배당의 시행 여부와 구체적 시기가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우리금융그룹을 신호탄으로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22일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은  27일 실적발표에 나선다.

일단 금융업계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이 역대급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금융정보업체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분기 순이익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이 약 1조1100억~1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신한금융은 약 1조~1조12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9820억원, 873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역대 2분기 기준 최고 기록 경신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약 6000억원대 초중반, 하나금융이 8000억원대 중후반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420억원, 68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히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의 효과가 손꼽힌다.

특히 순이자마진 개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NIM의 상승은 곧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 2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4대 금융지주 평균 약 0.03%p 정도 NIM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거물급 기업공개(IPO)와 주식시장의 호황에 따른 증권 관련 이익과 수수료 수익의 증가 역시 역대급 실적을 예상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 모두 역대급 분기 실적을 쓸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각 사의 중간배당 여부에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 각사.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 각사.

이미 지주사들 모두 올 초 실적발표 당시 향후 중간배당 시행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제한(20%) 권고로 공격적 배당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4대 금융지주사 중, 하나금융만이 유일하게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해왔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지주 3사 모두 중간배당을 위한 사전준비를 마쳤다.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주주명부 폐쇄는 중간배당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분류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기존 내규상, 주주명부 폐쇄와 같은 별다른 사전준비 없이도 이사회 의결만으로 중간배당이 가능하다.

핵심은 각 지주사가 결정할 배당성향 수준이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인 수준의 배당성향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다, 지주사 수장들이 직접 나서 ‘주주 친화 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30% 수준의 파격적인 배당성향이 예상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최근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라는 예상 밖 변수가 등장하면서 금융권의 들떴던 분위기도 다소 차분해지는 분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다시금 깊어지는 상황에서 ‘나 홀로 돈 잔치’를 벌이는 것은 지주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약 20%대 중반(24~26%) 수준으로 배당성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중간배당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라는 표면적 이유뿐 아니라 최근 불거진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떨어진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적도 있다”며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배당성향 도출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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