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으로서 ESG경영 등 책임경영 전략에 박차

포스트코로나 시대 앞두고 당면과제 해결이 관심사

사진. IBK기업은행
사진. IBK기업은행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IBK기업은행은 국내 은행업계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해가는 국책은행이다. 일반 은행과 마찬가지로 예‧적금, 대출 등 여·수신 업무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나름의 특성을 이어가고 있다. 

ESG 분야도 강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금융권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ESG경영' 강화를 중장기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과의 상생’이라는 키워드를 ESG경영 전략 전반에 이식했다. 또한 탄소중립과 같은 친환경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며 국책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입증해내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은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 관리제'에 따른 감축 목표를 4년 연속으로 초과달성했다. 이미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본점 건물에 에너지 절약을 위한 태양광 발전 설치, 업무용 차량 전기차 도입, 에코 헬스웨이(건강계단) 운영 등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5만9554톤CO2eq(이산화탄소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목표(6만1789톤CO2eq) 대비 약 3.6%의 초과 감축에 성공했다.

녹색금융 전략 마련에도 적극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ESG 인증 최고등급을 받은 총 1조500억원 규모의 원화 중소기업금융채권을 발행했다. 1년 만기 5500억원, 3년 만기 5000억원으로 나눠 발행된 당시 채권은 은행권에서 발행한 ESG 채권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IBK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캐피탈도 지난 4월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며 ‘녹색금융’을 통한 ESG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당시 조달된 자금은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은행의 ESG경영 성과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상은 바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스타트업과의 상생’ 분야다. 현재 기업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IBK창공(創工)’은 국내 금융권에서 사실상 최초의 기업 창업·육성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가운데)이 전북 전주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기업은행.
윤종원 기업은행장(가운데)이 전북 전주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기업은행.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IBK창공(創工)’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은행은 307개 기업에 대해 약 2580억원의 금융 서비스(투자·융자 등)를 지원했다. 아울러 멘토링·컨설팅, IR 등 비금융 서비스도 4160여회나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IBK창공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은 '모험자본 키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위해 지난해부터 3년간 1조 5000억원의 공급 목표를 세우고 현재까지 5300억원을 지원했다”며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세상이 알아보지 못한 기업’을 발굴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세상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러한 기업은행의 ESG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윤종원 행장의 '경청 리더십'이다. 올해 윤 행장은 경남, 경북, 호남, 충청 등 지방 중소기업을 찾아 현장 근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지방시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 보건 분야의 강소기업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ESG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윤 행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진행된 인사에서 영업 전선에 있던 인물들을 부행장으로 대거 중용하고,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올해는 ESG업무를 전담하는 ESG경영팀도 신설하는 등 ESG경영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 등 당면과제에 대한 해법도 눈길

“자회사와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지주사 전환도 검토하겠다. (2020년 취임 당시 윤종원 행장의 말)”

지난 10여 년 간 기업은행의 해묵은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지주사 전환’이다. 일반적으로 보험, 증권, 카드, 캐피탈 등을 보유한 대다수 은행들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지주사 전환 시, 자회사의 고객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 추천 등의 영업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은행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이 중심이 된 지주사가 직접 비은행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 기업은행.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 기업은행.

기업은행 역시 지난 2008년 윤용로 당시 행장 시절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취임한 김도진 전 행장 역시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지주사 전환을 검토했지만, 실제 추진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윤종원 행장 역시 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취임 초부터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실제 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장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검토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윤 행장 역시 연초 진행된 서면 형식의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사 전환은 장단점이 있어 실익이 문제점을 능가해야 추진 가능한 사안”이라며 “일단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 행장을 포함해 거의 모든 역대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지주사 전환 의지를 밝힌 만큼 윤종원 행장 임기 내에 지주사 전환이 조용히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상황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소재부품, 디지털 등 ‘K-뉴딜’ 사업의 중추를 이루는 기업의 상당수가 기업은행의 주 고객인 ‘중소·중견기업’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정부가 뉴딜 정책 관련 지원 기업을 직접 선정하기로 한 만큼, 기업은행의 혁신금융 공급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며 “특히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우수 중소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어 정부의 뉴딜정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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