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의 혁신가 정태영 부회장의 CEO리더십

각종 문화예술(Art)마케팅으로 충성 고객 확보해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사진. 현대카드.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사진. 현대카드.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Ceo)의 진두지휘하에 ‘슈퍼위크’로 대표되는 각종 문화·예술(Art) 혜택과 과감히 틀을 깨는 창조적 파괴(Rule Breaker)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도 ‘디자인(Design)’과 ‘디지털(Digital)’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카드업계 3위(지난해 4분기 점유율 기준)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C‧A‧R‧D’라는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성장드라이브를 달리고 있는 현대카드의 전략을 들여다본다.

현카의 ‘캡틴’ 정태영

최근 많은 기업 CEO들이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은둔형 CEO’가 대세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기업 CEO들은 젊고 역동적이면서 친근한 기업 이미지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소통의 대상 자체가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같은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재계에서 ‘소통의 달인’으로 통한다. 특히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2월 클럽하우스에서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라는 이름의 방을 개설해 청취자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는 이후 ‘슈퍼콘서트 비하인드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등을 주제로 쉼없이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업계 내에서 젊은 감각의 CEO로 정평이 나있다. SNS를 활용한 소통 뿐 아니라 지금껏 카드업계에서 시도해본 적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입해 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온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리더십은 회사 내부의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다. 내부 회의에서 ‘파워포인트 사용을 금지’한 것은 하나의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파워포인트 사용을 금지한 덕분에 보고서 분량과 회의 시간이 짧아졌고, 논의가 핵심에 집중됐다"고 효과를 명시하기도 했다.

정태영 부회장의 리더십을 가장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은 ‘실적’이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시장 선점에 성공한 현대카드는 최근 카드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삼성카드, KB국민카드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7.33%로, 전분기 대비 1.02%p 성장했다. 신한카드가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17.93%), KB국민카드(17.66%)와 함께 17%대 2위 후보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 세 번째)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왼쪽 두 번째). 양사는 업무협약을 맺고 PLCC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 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 세 번째)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왼쪽 두 번째). 양사는 업무협약을 맺고 PLCC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특유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다. 최근 신용카드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PLCC는 카드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큰 비용이나 마케팅 과정이 없이도 제휴사의 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PLCC카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 2015년 이마트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PLCC ‘이마트 e카드’를 선보인 현대카드는 그후 다양한 PLCC 상품을 선보였다. 파트너십을 맺은 제휴사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마트 뿐 아니라 코스트코, 스타벅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현대기아차, 네이버 등 쟁쟁한 기업들과 맞손을 잡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3종의 PLCC를 신규 출시하며 지난 연말 기준 총 11종의 PLCC를 운영 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총 취급액은 6조8000억원, 회원수는 60만명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PLCC전략은 정태영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PLCC 파트너사 컨택부터 상품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정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개인 SNS를 통해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PLCC라는 점에서도 해당 사업에 대한 정 부회장의 각별한 애정을 엿볼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태영 부회장의 리더십은 향후 현대카드의 성장을 가늠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대차금융그룹(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은 정태영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각 사의 대표로 승격되면서, 정 부회장은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을 설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각자 대표들이 현재에 집중한다면, 정 부회장은 오롯이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업계 3위, 나아가 2위 도약을 노리는 현대카드의 입장에선 정 부회장이 그릴 중장기 전략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에 예술(Art)을 더하다

최근 주변에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를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다. ‘코로나블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과 무력감을 호소하는 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다.

코로나블루를 극복하자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은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 언택트 형식의 행사를 통해 코로나블루 극복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 진행된 '슈퍼콘서트 25 Queen' 현장 모습. 사진. 현대카드.
지난해 1월 진행된 '슈퍼콘서트 25 Queen' 현장 모습.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코로나블루 극복을 선도하는 금융사 중 하나다. 현대카드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하던 지난해 5월 디지털문화 콘텐츠 앱인 'DIVE'와 오프라인의 현대카드 스페이스를 접목한 'Let's DIVE' 이벤트를 펼쳤다.

팬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랜선 라이브인 'Fan-Made LIVE'에서는 현대카드 DIVE 회원들이 앱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티스트에게 듣고 싶은 노래와 공연 의상을 요청했다.

나플라, 권진아, 치즈 등 참여 아티스트는 이를 바탕으로 공연을 펼쳤고, 해당 영상은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이들 뮤지션의 공연 영상은 수많은 고객들이 접속해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공연의 정수를 만끽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다이나믹듀오, 김필, 이하이, 잔나비 등 수 많은 가수들이 현대카드 고객들과 소통하며 코로나블루 극복을 응원했다.

이처럼 문화와 예술을 활용한 현대카드의 마케팅은 단순히 카드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심지어 현대카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를 견인하는 가장 큰 이벤트는 바로 ‘슈퍼콘서트’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팝의 전설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를 필두로 ‘콜드플레이’, ‘비욘세’, ‘에미넴’ 등 국내 음악 팬들이 꿈꿔 왔던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무대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에도 현대카드는 전설적인 영국 락밴드 ‘퀸(Queen)’을 주인공으로 하는 25번째 슈퍼콘서트를 열어 흥행몰이를 했다. 당시 공연이 열린 고척스카이돔은 한파주의보를 뚫고 찾은 2만3000여명의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사진. 현대카드.

공연·행사 만큼 주목받는 것이 바로 ‘라이브러리(도서관)’이다.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가 고객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만든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콘셉트로 마련된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 회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카드가 운영하고 있는 라이브러리는 크게 ▲디자인 ▲트래블 ▲뮤직 ▲쿠킹 등 4가지로 나뉜다. 연 평균 20만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이 라이브러리를 찾고 있다. 각 라이브러리에서는 카테고리별로 5만여권의 도서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는 금융사 문화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속적으로 현대카드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단발성 행사와는 차별화된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이브러리 4곳의 누적 방문객수는 무려 104만명에 이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앞으로도 라이브러리 공간에서 각각의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현재 5번째 라이브러리를 준비 중이다.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구체적인 오픈 일정이나 분야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 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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