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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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현대위아의 사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압착 설비에 눌리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11일 17시 55분경 현대위아 하청업체인 위즈테크에서 40대 A씨가 불량소재를 교정하기 위해 소재를 프레스 설비 내에 투입하던 중 협착 사고가 발생했다”고 13일 밝혔다.

위즈테크는 현대위아의 사내 협력업체로, A씨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산동 현대위아 4공장의 피(P)-8 공정에서 프레스작업을 하던 도중 프레스에 상반신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현재 A씨는 창원경상대병원으로 긴급후송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으나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로 생명이 위중한 상황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공장의 인력 재배치가 있었지만 그에 맞는 안전 교육과 안전 사고 예방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라고 비판하면서 “원청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번 사고가 △신규 작업 시 안전조치 위반 △유명무실한 방호조치 △공장합리화, 무분별한 전환배치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일 위즈테크는 생산 부품 8000개에서 몇mm의 오차가 발견되자 이를 7일 내에 수정해야 한다면서 현장관리자인 A씨 등 3명에게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기한 내 작업을 마치기 위해 A씨는 야간에 신규작업으로 투입됐다.

사고는 불량품을 수정하기 위해 설비를 수동 작동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했다. A씨는 수정할 부품을 집어넣고 다른 1명은 프레스를 작동하는 단추를 누른다. 1명은 작업보조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부품을 프레스에 넣고 몸을 완전히 뺀 뒤에 프레스가 작동됐어야 하지만 A씨가 몸을 다 빼기 전에 프레스가 작동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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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신규작업이나 특별작업에 투입될 경우 노동자 안전을 위해 16시간의 특별 교육은 의무 사항인데 회사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나 현대위아 쪽은 “해당 작업자가 같은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추가 교육이 불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 측이 지적한 바에 따르면 사전에 해당 작업 및 설비에 대한 위험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표준작업서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문제는 더 있었다. 노조 측은 현장 확인 결과 프레스 단추를 누르는 사람은 다른 기계에 가려 A씨의 위치와 자세를 정확히 볼 수 없었고, 설치된 안전센서도 설비와 거리가 크게 떨어져 있어 유명무실한 결과 센서가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도 회사 쪽은 “프레스 단추를 누르는 작업자가 프레스에 접근한 작업자를 명확히 볼 수 있고, 안전센서도 바깥에서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규정대로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압착사고를 낸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공장의 프레스 설비, 빨간색 박스 안 노란색 장치가 센서이지만 설비 바깥쪽에 설비보다 짧은 길이로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민주노총 금속노조소속 경남지부 제공
지난 11일 압착사고를 낸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공장의 프레스 설비, 빨간색 박스 안 노란색 장치가 센서이지만 설비 바깥쪽에 설비보다 짧은 길이로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민주노총 금속노조소속 경남지부 제공

하지만 이번 사고는 현대위아를 원청으로 한  같은 사업장에서 일어난 두 번째 사고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019년 11월에도 동일한 단조공정에서 수동스타트 버튼을 눌러 프레스가 내려와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노조 측은 현대위아가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에 응하지 않아 2번째 사고가 다시 발생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018년 6월부터 공장 재편이 있었으며 협력업체 사원들을 4공장에 집중 배치시키켰다”면서 “새로운 작업을 맡게 됐고 해당 직원들의 작업 숙련도가 낮은 상황임에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원청은 안전보건담당자도 4공장에서 철수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 측은 “특히 이번 현대위아의 재해에 대해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 현대위아지회, 산추련이 공동으로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과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프레스 공정과 관련해 끊임없는 안전조치 개선요구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와 같은 재해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노조는 “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또다시 우리의 일터에서 심각한 재해가 발생했다”면서 “전체 공정과 관련한 원하청 노사 합동 안전점검과 문제 상황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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