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가 부진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2.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5일 '2021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봉쇄 강도에 초점을 맞춰 시나리오별 2021년 경제 성장률을 전망했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전되는 가정의 '좋음(Good)' 시나리오에서 내년 성장률은 3.6%(올해 -0.9%)로 예상했다.
확산세가 완화하나, 국지적 감염은 지속하는 상태인 '기본(Base)'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2.7%(올해 -1.1%)로 전망했다.
한편, 올겨울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최악의 '나쁨(Bad)' 시나리오에서 내년 예상 성장률은 0.2%(올해 -1.8%)에 그쳤다.
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경기 회복이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2011년~2019년) 평균인 2.9%에도 못 미치는 2%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이 -1%대라는 점을 고려해 2020년~2021년 평균 성장률이 0%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탁 연구위원은 "소득여건 악화와 취약계층 피해 확산 등으로 소비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해외수요의 부진한 회복에 따라 수출 개선도 미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금리에 대해서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소는 경기 회복 부진으로 기준금리 동결(0.5%) 기조가 이어지며 단기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금리는 대외금리 상승, 수급 부담 영향 등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인 하향 안정을 전망했다.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겠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해외투자 확대 기조 등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환율 하락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정책효과 지속 여부와 취약계층 부실화에 집중해 이에 따른 경기회복의 불균형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 적자와 정부 부채 부담이 확대되면서 정부 지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직접적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맞물려 잠재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하고, 성장 복원력이 약화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탁 연구위원은 미디어SR에 "내년에는 아무래도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 등 정책 효과가 올해만큼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의 바람대로 정부 지출로 경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면 민간 경제 활력도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