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사회적 가치 법제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국법제연구원

[미디어SR 박민석 객원기자]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21일 '사회적 가치 정량화와 평가 방법론'을 주제로 제4차 사회적 가치 법제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작년부터 사회적 가치 법제화 방안 모색의 일환으로 전문가들과 폭넓은 논의의 장을 마련해 왔으며, 이번이 네 번째 토론회다.

올해 포럼에선 사회적 가치 제도화와 관련, 공공분야와 민간영역 간 특수성을 고려해 정량화 지표 마련 방안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번 포럼에선 사회적 가치 측정 및 평가를 경험한 2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민간영역의 사회적 가치 법제화 및 정량화와 관련된 발제와 토론이 펼쳐졌다.

# (민간) 민간기업 사회적 가치 측정 및 화폐가치측정 확산

포럼 첫 발제는 정아름 사회적가치연구원(CSES)박사가 나섰다. 정 박사는 SK의 DBL(더블바텀라인), SK사회성과인센티브에 대해 설명한뒤 이에 따른 시사점을 압축해 발표했다.

정 박사는  SK를 포함한 민간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에 대해 "민간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기업이 지속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점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박사는 이어  SK는 사회적 가치 측정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은 확대하고, 부정적인 부분은 줄이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지표가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 사회, 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CSR프로그램, 기부, 자원봉사 등)등에 걸쳐 적용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제품 개발, 판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측정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이 싑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각 기업마다 비즈니스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다르다"면서 "비즈니스 성과 측정 부분에서 관계사와 가장 많이 소통하고 협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민간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과 특히 화폐가치 측정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역설했다. 

정 박사는 전 세계 사회적 가치 측정도구 개발 사례를 살펴본 결과, 사회적 가치 측정을 시도하는 민간기업이 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화폐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논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배제하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측정방법 중, 사회적 가치를 화폐화 하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SK사회성과인센티브(이하 SPC)에 대해 설명했다.

SPC는 △사회서비스성과 △고용성과 △생태계성과 △환경성과 지표로 구성되고 사회적 가치를 동일하게 화폐가치로 산출한다. 총 5년동안 222개 사회적 기업에 350억원을 인센티브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SPC의 특징은 참여한 기업이 스스로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개선점을 찾으면서 비교가능한 관리지표로 활용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 (회계) 재무재표에 사회성과를 담는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정도진 중앙대학교 교수는 재무재표에 사회성과를 자산으로 표기하는 통합재무보고(Intergreat Account Statement)에 대해 강연했다.

정 교수는 사회적 가치 측정방법 중, 경제적 가치와 비교 및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화폐단위측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총이 주주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의 재무보고로 점차 변화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성과를 통합한 '통합재무보고'가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는 회계기준 제정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 과정에서 나타난 자산과 부채를 무형자산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재무재표 내 '기업이 구매, 제조, 판매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창출한 사회성과인 사회성과무형자산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이어 재무재표 내 무형자산을 기업 내 경영활동(구매, 제조, 판매활동)에서 발생한 사회성과에 따라 △ 구매사회성과무형자산 △ 내부창출사회성과무형자산 △ 핵심사회성과무형자산 3가지로 분류했다.

정 교수는 "사회성과무형자산 유형 3가지를 재무재표에 무형자산으로 기재해 이해관계자들에게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통합된 정보를 제공 하는 것이 통합재무보고의 목적"이라 힘줘 말했다.

그는 "재무재표 내 사회성과를 무형자산으로 표기함으로서 일반적으로 경제적 성과보다 사회성과가 높은 기업(사회적 경제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춰 제도적 차원의 지원가능성을 높일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재무보고의 효과성으로 "현 재무재표 내 경제적 가치를 변형시키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핵심사회성과 무형자산을 통해, 기업 스스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통합재무보고를 위해 법제측면에서는 △무형자산 법제화 △ 내부창출무형자산 법률화 △ 세후기타포괄손익 및 배당가능이익 부분의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금융) 사회적 가치 평가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

강성일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기획팀 팀장은 신용보증기금이 개발한 사회적경제기업 평가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강 팀장은 "사회적 경제기업들은 인건비 등 조직 운영에 꾸준히 투자하기 때문에, 매출총이익은 높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면서 "게다가 사회적 경제기업 대상 대출경험 없는 금융기관에서는 이를 판별하는 기준도 없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그는 평가시스템이 이러한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금융기관을 위해 개발됐으며, 지표는 재무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지표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평가결과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사회적가치, 금융타당성, 사회적금융 등 3가지 분야에서 총 10개 등급으로 나눠 사회적금융 등급과 평가보고서를 제공한다.

강 팀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시스템을 중개기관(금융기관)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17개 금융기관들이 협의회를 만들어 지원한 사회적경제기업 성과를 모니터링 중“이라며, "모든 금융기관이 사회적경제기업 평가 시 공통적으로 이용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 발제자의 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에서는 법학, 금융 등 전문가들의 사회적 가치 정량화의 한계점과 법제화 시 고려할 점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사회적가치법제팀장은 미디어SR에 "작년 포럼은 사회적 가치의 이해와 입법화 기초 연구를 위한 각 분야 연구자들과 학제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올해 포럼은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법제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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