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테이블형 쿨러백. 사진. 롯데칠성음료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 시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면서 외식·회식 감소로 주류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국내 주요 주류 업체들이 '홈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 줄고 '집콕' 생활이 늘어나자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은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홈술족’을 대상으로 한 제품 출시와 맞춤 프로모션을 늘리고 있다. 

홈술 트렌드 역시 '홈술'이 온라인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랜선 파티’ 등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홈술에 특화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마트와 편의점을 통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온라인 시음회, 칵테일 레시피 공개 등의 행사도 진행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맥주사업부문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우는데 성공한 하이트진로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홈족'을 겨냥해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앞서 주류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식 감소에 따라 주류 소비도 줄어들어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특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외식업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전에는 유흥 채널(외식‧유흥업소 등 판매)과 가정 및 소매채널 비중이 6대4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4대6으로 반전을 맞이해 가정용 주류 매출 비중이 더 커졌다. 하이트진로가 일반가정 및 홈족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4분기에 테라가 출시됐는데, 아무래도 인기가 좋고 인지도가 있다보니 집에서 술을 마실 때도 같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은 듯하다”며 “홈술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신규 광고를 공개하고, 편의점과 협업한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청정라거' 메시지를 강조한 테라의 신규광고를 공개하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테라 제품을 집중 배치했다. 또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한 250ml 소형 용량 제품도 출시하고 과일혼합주 ‘망고링고’는 가정용으로 유통 채널을 단일화해 홈술족을 적극 공락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음달 '홈술족'을 위해 6월부터 홈 소맥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대형마트에서 테라 맥주와 진로 등 소주 1병을 사면 집에서 소맥을 마실 때 이용할 수 있는 미니잔을 증정하는 행사다. 용량은 일반맥주잔(200㎖)보다 작은 150㎖다.

오비맥주 역시 '홈술족'을 위한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표 광고 모델인 백종원씨와 진행하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알짜 맥주 클라쓰'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카카오IX의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과 손잡고 한정판 쇼퍼백 에디션을 선보이며 젊은 홈술족들을 유혹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 요리 대결 형식으로 돼지고기 마스터를 선발하는 '집돼지 챌린지' 캠페인도 진행했다. 집에서 고기를 굽는 영상을 올리면 '고기굽는 장인'이라는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캠페인으로, 고기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캠페인을 기획했다.

롯데칠성음료도 가정채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다음달 새롭게 출시하는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기존의 스터비캔(355ml) 대신 330ml 용량의 슬릭캔으로 출시한다. 슬릭캔은 스터비캔보다 얇고 한 손에 쉽게 감겨 홈술족이 가정에서 편하게 즐기기 좋다는 게 롯데칠성의 설명이다.

또한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도 챙긴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테이블형 쿨러백'을 선보인다. 클라우드 355㎖ 제품 12캔짜리와 24캔짜리를 보온·보냉이 되는 ‘팩’에 넣어 판매하는 식이다. 이 팩은 또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소재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을 사용해 제작됐다.

롯데칠성은 올 초 선제적으로 맥주 종량세를 적용해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판매했다. 이같은 선제 대응이 현재 가정 채널에서의 매출을 이끌고 있는 만큼 가정 채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주류 규제 개선방안, 주류 업계 미소 되찾을까

홈술 트렌드로 수요가 반짝 살아났지만 2분기 주류 시장의 업소용 제품 판매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19일 주류의 생산과 판매 측면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주류 규제 개선방안이 발표되면서 주류업계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주류 규제개선방안’ 브리핑에서 “음식과 함께 배달하는 주류로서 주류 판매가격이 음식 가격 이하인 경우에 한해 통신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2만원짜리 치킨을 시키면 3000원인 맥주를 6잔까지 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날 주류 규제 개선안에 따라 주류도 위탁 제조가 가능해진다. 즉 공장이 없는 주류 사업자도 타사의 생산 시살을 통해 주류를 생산할 수 있게 돼 화장품처럼 주류업계에도 코스맥스 같은 OEM 업체가 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주류업계는 개선안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그간 여러 규제로 인해 어려운 부분이 있어 좋은 환경이 조성된 건 사실이지만 개선안이 실제 시행되고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면서 “당장 업계의 매출 호조로 이어지기보다는 기업별로 규제 완화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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