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한국은행이 유례없는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돌입해 2일 금융기관 수요에 따라 총 5조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은행,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연 0.78%의 금리로 9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진행한 결과 5조2500억원이 응찰돼 전액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판 뒤, 경과한 기간만큼 이자를 더해 되사는 채권이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으로부터 RP를 매입한다는 것은 은행, 증권사들이 채권을 담보로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다는 의미다. 한도가 없는 전액 배정 방식의 매입이기 때문에 현시점 시장에서 5조2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지난 19일 비은행 기관 자금 경색이 생겼을 때 1조원, 24일 2조5000억원을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응찰액 5조2500억원은 작은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6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같은 방식으로 은행, 증권사 대상의 RP 매입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입찰 금리는 연 0.78% 수준에서 정해졌지만, 모집 금리는 0.85%를 상한으로 입찰 때마다 새롭게 산정해 공지된다. 

한편 한국은행의 RP 무제한 매입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동원되지 않은 유례없는 조처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한도 없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한국판 양적 완화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RP 매매 대상기관과 대상 증권도 확대한 바 있다. RP 매매 대상기관은 증권사 11곳이 추가돼 총 16개사이며, 매매 대상 증권에는 공공기관 발행 채권과 은행채가 포함돼 범위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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