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②] 5%·10% 룰 바뀌었는데 올 주총서 "의결권 행사 그칠 듯"
[2020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②] 5%·10% 룰 바뀌었는데 올 주총서 "의결권 행사 그칠 듯"
  • 이승균 기자
  • 승인 2020.03.1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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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지 600일이 지났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경영계는 물론 자본시장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의 소중한 돈이 모여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 경영에 건강한 개입을 한다는 의견과 연금 사회주의가 우려될 정도로 과도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 의결권 행사를 넘어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토대로 한 투자 의사 결정과 주주권 행사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일반적인 투자 방법론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어지는 책임투자 확대 계획이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공적 연기금이 투자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투자 철학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디어SR은 이번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어떤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능후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 를 검토하도록 결정했다. 제공 : 보건복지부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능후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공 : 보건복지부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던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권 행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구성이 늦어져서다.

주주제안권은 배당 확대, 이사의 선임과 해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등 기업 경영과 관련한 주요 사항에 대해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주주제안 안건을 논의해 의결해 왔다.

국민연금은 새로운 수탁위의 인적 구성을 지난달 24일에 마무리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6주 전 이사회에 주주제안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월 중순에는 주주제안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주주제안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24일 수탁위 구성 이후 진행한 회의도 2건에 불과하다.

최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지분 대량보유 보고·공시 의무(5%룰)와 공적연기금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특례(10%룰) 개정 등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은 완성됐다. 이사회 견제 기능 강화를 통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경쟁력 제고가 목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5% 룰과 10%룰이 개정되면서 국민연금이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5%룰 개정으로 경영권 영향 목적에 해당하는 배당 요구, 정권 변경 등이 일반투자로 옮겨가면서 공시 부담이 대폭 축소됐고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도 엄격한 내외부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월)을 도입하면 6개월 내 단기차익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상장사 중 313곳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100여개 기업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달 7일 대한항공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NAVER 등 기업 지분에 대해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바 있어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예상돼 왔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미디어SR에 "(이에 따라) 국민연금에서 최근 많은 투자 대상 회사를 일반투자목적으로 전환 신고했다. 적극적 경영권 개입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반 투자목적으로도 얼마든지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와 관계없이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결국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위한 핵심은 수탁위가 중심인데 좋지 않은 시기에 위원회가 교체되었다"면서 "주주권 행사를 위한 총을 갖게 되었지만 이번에 적극적 행태의 주주권 행사는 못하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측은 새로운 수탁위 구성이 늦었으나 의결권 행사 등에 필요한 충분한 회의와 논의는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충분한 회의를 하고 있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주주권 행사가 아니더라도 의결권 행사에 있어 올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해 국민연금의 주주 활동은 기업에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사안에 대한 적극적 의결권 행사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여겨진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장은 "수탁위 구성이 지연되어 의결권 행사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특히, 대한항공 등 특정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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