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중국 국무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악재를 마주해야 했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다시 긴장하고 있다. 우한 폐렴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9일까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도록 하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부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중국 정부의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를 이달 2일까지 연장한 후에도 확산 추세가 지속되자 각 지방 정부별로 연휴를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지만 섣불리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가 사업장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더 큰 손해를 부를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창저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조립 공장과 타이저우에 있는 LG전자 공장 등은 모두 오는 9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두 공장은 모두 중국 장수성에 위치한 가운데 장수성 지방 정부가 공장 등에 2월 9일까지 출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배터리 조립 공장의 경우 중국 소재의 자동차회사에 배터리를 제공하는 공정”이라고 밝혀 국내 반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은 가동을 중단할 경우 생산 재개까지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현재 생산이 중지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기업들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지만 쑤저우에 있는 가전 공장은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가동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TF(태스크포스)팀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조치를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 중”이라면서 “우한 폐렴 사태가 보다 장기화될 경우 지난 일본 수출 규제 때처럼 공급선 조정 등의 조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업계도 부품 등의 수급에 차질이 생겨 곤란에 처했다. 쌍용자동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도 이번 주말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의 특근을 철회하는 등 생산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 인체 신경망과 같이 차량 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자동차 부품 중 하나. 사진. 경신 제공

차량 내 통합 배선장치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의 재고 확보량이 오는 6일 오후 3시까지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그룹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는 부품 업체인 경신에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대비책을 논의 중이다. 

3만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 완성차는 1개 부품만 부족해도 조립 공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승용차 20종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현대‧기아차 대부분의 차종에 사용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생산에 차질 없도록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신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내사업장에서 최대한 물량을 끌어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커버하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해 자체적으로 주말 특근과 야간 근무 등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노력해 부족한 물량을 채우고 있어 부품 소진 시점은 계속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황을 감안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상주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대비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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