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세상 읽기⑨] 자동차 두고 펼쳐지는 무역전쟁
[자동차로 세상 읽기⑨] 자동차 두고 펼쳐지는 무역전쟁
  •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 승인 2019.11.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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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출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출처

[미디어SR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여부가 다시 3개월 후로 미뤄졌다. 물론 늘 변수는 미국 대통령이지만 현재의 트럼프 외에 누가 미국 대통령이 돼도 자동차 문제는 늘 뇌관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 얘기만 꺼내도 우리는 걱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 해결 방안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꺼내기란 쉽지 않다.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무역 불균형 생각은 확고하다. 지난 13일 발표하려 했던 무역확장법 적용 여부가 3개월 후로 미뤄졌지만 기본적으로 관세 장벽을 다른 모든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싶어한다. 물론 장벽을 세우면 미국에 완성차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은 불리해진다. 한미 FTA 협정으로 관세가 사라졌는데 또다시 관세 장벽이라 하니 대체 뭐냐고 묻기도 한다. 

이번 미국의 관세 장벽은 자유무역협정과 다른 차원이다. FTA는 올 초 추가 협정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동차 무역으로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느냐를 저울질 중이다. 관세와 별개로 서로 거래하다 그것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무역 장벽을 세울 수 있는 게 무역확장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자동차 거래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대체 자동차가 안보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건 해석하기 나름이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해외 기업의 무차별적인 공세로 군사용 자동차 개발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면 위협이다. 반면 아니라고 하면 위협이 아니다.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耳懸鈴鼻懸鈴)’다. 그러니 관련 국가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일부에선 대통령 재선을 노린 정치적 행보여서 위협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물론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관세 행보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모을 수 있다면 그것이 동맹국이든 아니든 관계없다.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되고, 그럴 수 있다면 관세 장벽을 세우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GM의 메리 바라 회장은 관세가 발동하면 미국 기업의 피해도 적지 않다고 항변했다. 미국 빅3도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많이 가져오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할 때 해외에서 부품도 많이 사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생각은 확고하다. 당장 개별 기업들은 피해와 이익이라는 산술 가치를 따지겠지만 국가 시각으로 접근하면 장기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 국가 이익을 논하는 마당에 개별 기업들의 이익 여부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장벽을 세워 얻어갈 국가적 이익은 무엇일까. 지난 2016년 미국에서, 미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완성차는 모두 1,217만 대다(KAMA 세계자동차 통계). 이 가운데 265만 대는 미국에 판매되지 않고 해외로 나갔다. 그런데 같은 기간 미국 내에 판매된 완성차는 모두 1,786만 대다. 계산해보면 미국에서 만들어 952만 대를 팔았고, 265만 대는 수출했으며, 834만 대는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어왔다. 그러니 미국 입장에선 수입이 수출보다 600만 대 가량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일본, 한국, 독일이 대상

미국이 수출하는 265만 대 가운데 59만 대는 캐나다로 가고, 중국으로도 24만 대가 들어간다.  이외 멕시코(20만 대), 독일(19만 대), UAE(11만 대), 사우디아라비아(8만 대), 호주(4만 대), 기타 여러 나라(62만 대)로 미국차가 배에 실려 빠져나간다. 반면 수입되는 848만 대를 국별로 분류하면 역시 캐나다(201만 대)가 가장 많다. 그런데 2위부터는 바뀐다. 일본(171만 대), 멕시코(137만 대), 한국(100만 대), 독일(55만 대), 영국(19만 대), 이태리(13만 대), 스웨덴(4만 대), 벨기에(3만 대), 프랑스(1만 대) 순이다.  

그래서 일괄적인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쉽게 보면 848만 대의 미국 진출을 어렵게 만들면 미국의 수출 265만 대를 포기해도 결과적으로 미국 내 생산이 1,200만 대에서 1,800만 대로 늘어나 지금보다 무려 600만 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600만 대는 한국의 연간 국내 완성차 생산 400만 대보다 200만 대 많은 수준이고, 일본의 연간 내수 판매 500만 대보다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완성차업계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규모의 힘이다. 게다가 자동차 무역 장벽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관심이지만 특히 수입과 수출 차이가 많은 일본, 캐나다, 멕시코, 한국, EU 등에 직격탄이다. 이 가운데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새로운 협정으로 갈등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일본은 자동차를 지키기 위해 옥수수를 사주겠다는 제안을 건넸다. 한국도 현대차가 미국에 픽업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당근을 던졌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을 한국에 적용하면 그야말로 한국은 치명적이다. 해결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게 걱정이다. 먼저 국내 생산을 유지하되 수출에서 손해를 감수하는 방안이다. 그런데 일시적인 손해라면 감당하지만 장시간 예정된 손해를 입는 것은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생산의 일부를 미국으로 넘기는 방안이다. 물론 트럼프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이 경우 기아차 광주 공장은 생산의 35%가 사라지고, 르노삼성은 60%, 한국지엠은 40% 정도가 없어진다.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세 번째로 국내 생산을 유지할 방법은 오로지 25%의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뿐이다. 협력사 비용이 추가로 절감되고, 완성차기업의 수출 이익도 감소하며, 근로자의 임금도 줄어야 한다. 어찌 보면 이익 감소가 아니라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으면 다행이다. 이 과정에서 인건비 감축이 불가피하게 따라올 수밖에 없고, 이는 노조의 엄청난 저항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러니 3개월 후 무역확장법 대상에 한국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뉴스가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soo4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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