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제2사옥 예정 빌딩, (오른쪽) 우리은행 본점. 제공 : 네이버 로드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을 통해 판매된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금융당국의 고강도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은행이 후속 조치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신명혁 부행장보를 WM그룹장으로 선임해 사태 대응에 나섰다. 신 부행장보는 주가연계신탁 등 판매전략을 도입한 인물이다. 매도 옵션을 메커니즘으로 설계된 해외금리 연계상품의 위험 배수를 두고 논란이 있어 우리은행 파생 상품 라인업 전반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DLS 사태 이후 WM그룹장이었던 정종숙 부행장보를 그룹 내 DLF 대책반으로 보직 이동하고 정채봉 국내영업부문장을 WM그룹장을 겸직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인사로 DLS 사태 주무 부서를 맡았던 정종숙 부행장보는 위기 대응반에 잔류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표면적으로는 업무 재조정이지만 사실상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WM사업단 본부장 박세걸 전무를 지원 총괄로 투자상품부, PB 사업부 등 10여 명으로 구성한 사후관리지원반을 통해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 대응반 규모와 구성에 있어 우리은행에 비해 소규모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응 양상의 차이를 피해 규모에 따른 차이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판매 잔액은 우리은행은 4012억원 KEB하나은행은 3876억원으로 엇비슷하나 피해 규모는 우리은행 쪽이 훨씬 크고 원금 회복 가능성도 적다.
 
독일 10년 채권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우리은행은 상품 만기를 짧게 잡아 상환 완료한 고객의 재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이하 초단기 상품 가입자 비율이 우리은행이 가장 높은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회전률을 높여 선취 수수료를 더 올릴 수 있으나 투자자는 금리 하락에 대응해 반등을 기대해볼 시간적 여유가 줄어든다. 지난 19일에 이어 26일 만기가 도래하는 우리은행 DLS 상품 고객들은 64%대 원금 손실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이번 문책성 인사 대상이 된 정종숙 부행장보는 우리은행 역대 두 번째 선임된 여성 임원으로 지난해 WM 영업의 격전지로 불리는 강남2영업본부에서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 받아왔다.
 
정 부행장보는 WM그룹장을 맡아 DLS 상품 판매를 총괄해왔다.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 기조로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고이율 채권 펀드와 파생상품 판매를 추천하고 언론 인터뷰에서 판매 실적을 자랑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태가 심각해 최고 경영진 책임론으로까지 비화될 우려가 있다. 수 차례 내부 임원 경고가 없었다면 시스템적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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