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直說後談] 조국과 윤석열의 관계
[김병헌의 直說後談] 조국과 윤석열의 관계
  • 김병헌 전문위원
  • 승인 2019.09.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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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 구혜정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병헌 전문위원] 

조국과 윤석열은 대립하고 있지 않다

공자(孔子)의 제자중 자하(子夏)라는 이가 있다. 공자 문하 10철(哲)가운데 한사람이다. 자하가 노(魯)나라 거보(莒父)라는 곳의 수령(守令)이 되어 고을을 다스리는 방도(方道)를 물었다. “공적을 세우려고 서둘지 말고, 조그만 이득을 탐내지 말라. 서두르면 달성(達成)하지 못하고, 조그만 이득을 탐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무욕속 무견소리/無欲速 無見小利,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 욕속(欲速)이란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성급한 마음을 말한다. 욕속부달(欲速不達), 서두르면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정책의 실효가 빨리 나타나기를 안달하지 말고 큰 계획을 세웠으면 눈앞의 작은 이익을 노리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지 이제 1주일이 조금 더 지났다. 장관 임명에 따른 정치권의 파장은 임명전보다 더 요란하다. 제1 야당 대표의 삭발 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비롯 정치권은 조용한 날이 없다. 검찰의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조 장관과 윤석열(59)검찰총장이 각각 이끄는 조직(법무부·검찰) 사이에서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의중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조 장관의 개혁을 위한 법무부 인사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는다. 이들 둘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끝장을 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치킨게임 같은 양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16일에는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조 장관의 딸도 조사했다, 조 장관은 개혁의 상징으로 불렸다. 윤 총장 역시 부패비리 척결의 정의로운 검찰의 표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들 둘은 흘러다니는 소문이나 추측성 보도로 이제 본인들은 어느새 서로 대척점에 서버린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각본과 조연을 함께 맡아 전대 미문의 막장드라마로 몰고 간다. 국민들도 진보 보수가 아닌 서너갈래로 나뉘었다.

조연들은 이들 둘을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개혁가들이 아닌 기득권 지키기에 나서 작은 이득에 목숨을 거는 소인배로 만들어 버렸다. 극한 대결구도로 몰아 둘다 패자가 되는 승자없는 치킨 게임으로 끌고 가고 있다. 이미 이들이 생각해왔던 검찰개혁과 정의로운 검찰상의 확립은 옆길로 샐 처지다. 그러니 이들 둘 다 다급해지고 초조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 일을 하면 된다” 조 장관의 취임 일성이다. 실제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위에서 두 권력 기관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윤 총장은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지만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검찰조직 우선주의에 빠져 조 장관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제동을 걸기 위한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일부 지적도 틀렸다. 헌법정신에 담긴 공정성과 균형성에 입각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 총장은 공수처 설치등 검찰개혁에 대해 찬성의사를 표했었다. 조 장관 임명뒤 별다른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수사에 대해선 대검 관계자 등을 통해 "일정대로, 법과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며 맡고 있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고 장관 임명 여부에 수사가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왕안석(王安石) 사마광(司馬光)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개혁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은뒤 차분하고 치밀하게 진행해도 결코 쉽지 않다. 욕속부달의 실패의 구덩이로 몰아가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이들 두 사람도 답답할 노릇이다. 개혁을 반대하는 이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 모른다. 검찰 안팎에서 법무부와 검찰 두 조직의 갈등이 점차 본격화할 것이라는 부추김도 다름 아니다. 두기관의 갈등을 언론까지 나서 조장하고 있다. 지금은 한발 물러서서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 장관과 윤 총장은 중국 송(宋)나라 6대 황제 신종(神宗) 시절 왕안석 (王安石)과 사마광(司馬光)의 전철은 밟지 말아야 한다. 1069년 이십대의 청년 황제는 오랑캐로 치부했던 거란이나 서하에 평화를 담보로 많은 세비를 보내야하는 현실에 분노했다. 날로 악화되는 국가 재정에도 노심초사했다. 부국강병을 고민하던 그는 개혁주의자 왕안석을 기용하기로 결심한다.

왕안석은 30대 후반에 경전 해석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명망이 높았다. 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이다. 참지정사(參知政事)로 발탁하면서 왕안석의 변법(變法)은 시작된다, 그는 사마광을 비롯한 구법파의 끈질긴 반대로 실각했다가 복직하지만, 1076년에 결국 사직하고 은거한다. 왕안석보다 5살 많은 사마광은 유학자이자 정치가이다. 자치통감의 저자로 유명하다. 왕안석 등장 당시 한림학사였던 사마광은 개혁에 찬성이었다. 왕안석이 관료의 기득권을 침범하고 정치의 판을 뒤집으려 하자, 신법을 반대한다. 사마광도 군자 중에 군자로 시시비비가 없는 인물이었다. 왕안석과 사이도 나쁘지 않았다. 사마광이 왕안석에게 세 통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편지를 보면 "나라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그대의 목적은 좋았다. 나와 목적은 같지만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신법은 성공하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사회문제를 악화시킬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궁극적으로는 왕안석의 ‘나 아니면 개혁은 안돼’ 라는 생각이 사마광의 반대를 불렀고 결국 개혁도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 사진. 구혜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구혜정 기자

개혁은 혼자 하는게 아니다

1085년 신종이 사망하고 다음 해에는 왕안석이 죽는다. 실각한 사마광도 재상으로 복귀하지만 8달만에 역시 유명을 달리한다. 이후 송나라는 신법과 구법간에 당쟁 즉 정치 혼란 탓에 국력은 급속도로 약화한다. 왕안석은 관중(管仲) 상앙(商鞅)과 함께 중국의 3대 개혁가에 들지만 역사적 평가를 가장 호되게 받는다. 후세 평가가 후한 사마광 때문인 듯 하다. 개혁은 어느 때든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국민의 공감이 우선 되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서두르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개혁 속도에 대한 욕심도 실패를 재촉한다. 민심을 못 믿고 서둘러 추진하다간 민심마저 떠나게 된다. 자신만 옳다는 생각 역시 버려야 한다. 아직 우리는 개혁의 기치를 제대로 올리지도 않았다. 지금은 두사람 다 본분에 충실할 때다. 개혁은 혼자 하는게 아니다.

조 장관이 예상보다 빠르게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돈다. 일부 언론들은 지원단 구성 및 감찰 강화 등 취임 직후 이뤄진 지시들을 근거로 든다. 아니라고 본다.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했다. 화이부동은 화합하되 같은 것은 아니다는 의미다. 같아 보이나 화합하지 못하는 동이불화의 반대다. 겉으로만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여겨지나 속으로 각자 생각이 다른 소인의 세계와 대비된다, 개혁도 사람이 한다. 군자의 철학 또한 사람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다. 조 장관과 윤 총장이 모두 군자이길 빌며 군자들의 개혁을 기대해 본다. 각자 이익만 생각하며 둘을 이간질하는 소인배들의 언동과 행태는 동이불화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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