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이승균 기자] 금융회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 역할이 강조되면서 은행들이 자본 조달 과정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후 검증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8일 신한카드는 1천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측은 취약계층 지원, 고용 창출, 친환경 개선, 신재생에너지 개발 지원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금융기관들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책은행을 포함해 일반 시중은행, 기업,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참여 기관도 금융권을 넘어서고 있다.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ESG 채권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측면이다. 사회적 책임 활동의 총탄을 마련한다는 부수적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최초 타이틀을 놓고 다툼도 있다. 대형은행 A사가 보도자료에 최초라는 표현을 넣은 것을 두고 타 은행이 항의해 보도자료를 정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지속가능채권이 메가 트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지속가능채권을 포괄하는 사회책임투자 시장 전반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초 발행 목적에 맞게 자금을 집행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자본시장부 ESG 채권 발행 담당자는 미디어SR에 "유행처럼 발행되다 보니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지 못해 미숙함이 드러나고 있다"며 "의도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모호한 부분이 없이 적합하게 자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다수 은행 관계자에게 ESG 채권 발행 용처에 대해 문의했으나 명확히 답을 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발행 과정에서는 저소득층 지원, 친환경 프로젝트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후 관리에 소홀한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건물 리모델링과 같은 일반적인 용도로 자금이 집행된 일도 있는 것으로 안다. 금융기관들이 ESG 채권 발행을 유행 여기거나 단순 사회공헌으로 여기지 않고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한발 더 나아가 ESG 채권이 실제 임팩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방법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미디어SR에 "이를 위해서 지속가능금융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에 대해 짧은 보고서라도 내서 사후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사후 보고서를 내고 일반 공개하고 있다. 타 금융권에서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6월 발행한 2019 지속가능금융 보고서에는 발행 ESG 채권 배분 정보가 담겨있다. 제공 : 국민은행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