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세상 읽기⑤] 현대차와 토요타의 경쟁과 협업
[자동차로 세상 읽기⑤] 현대차와 토요타의 경쟁과 협업
  •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 승인 2019.08.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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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는 경쟁, 수소 시장은 협업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미디어SR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 일본차 판매 기업들도 숨을 죽이고 있다. 모든 판촉 행위를 중단한 채 발걸음을 되돌리는 소비자를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판매하는 제품은 일본 이외 미국 등지에서도 가져오고 ‘일본’이라는 국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회공헌 등에도 적극 참여했지만 국가 간 갈등 앞에선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간 일본차는 국내에서 승승장구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차 판매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성장했는데 성장의 이유는 단연 ‘하이브리드’가 꼽힌다. 독일 디젤이 배출가스 조작과 화재 등으로 악재를 만나면서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돌아서는 소비자가 많았고, 그 열매를 대부분 일본 하이브리드가 가져간 셈이다. 물론 국산 준대형 하이브리드 또한 인기가 많아 출고 적체 현상까지 벌어지는 중이지만 수입차 내 하이브리드는 일본차의 독점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차들은 여전히 디젤에 집중하고 하이브리드보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또는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로 건너뛰려는 경향이 강했던 것도 일본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높인 배경이 됐다. 

물론 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판매는 꽤 위축됐다. 계약이 대폭 감소하면서 9월 폭락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전시장 방문객이 많이 줄었음을 감안할 때 수입사로선 이미 추락하는 판매를 끌어올릴 방법조차 없어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그러자 관심은 국산 하이브리드로 일부 옮겨 오는 중이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늘 찾는 소비자가 많은데 최근 계약이 조금 더 늘어난 상황”이라며 “일본의 경제보복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싫든 좋든 일본과 협력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수소전기차다. 향후 강화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 장기적으로 수소를 확대하려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두 나라를 대표하는 현대차와 토요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실제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승용차의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5% 줄이는 방안을 올해 초 제시했다. 2020년 ㎞당 95g의 기준에서 2030년에는 62g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나아가 2050년에는 ㎞당 10g 이하를 추진 중이다. 내연기관으로는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기준을 적용해 석유 시대의 탈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와 토요타가 선택한 방법이 배터리 전기차 외에 수소전기차다. 

두 회사의 협업은 글로벌 수소 충전 인프라와 제품에 집중돼 있다. 각 나라 정부가 수소 인프라를 만들면 적극적으로 수소전기차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때로는 현대차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수도 있고, 토요타가 전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회사가 내놓는 수소전기차는 충전 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수소전기차의 속도를 내기 위해 제품은 경쟁하되 인프라는 함께 구축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지의 수소전기차 시대를 선점하자는 게 양사의 협업 배경이다. 30년 전 하이브리드에 일찌감치 진출해 시장을 석권한 일본차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수소전기차에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뛰어들어 한 손은 잡되 다른 한 손은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노를 젓는 셈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대차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과거 일본차를 벤치마킹하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일본차와 대등한 관계에서 협업한다는 점이다. 이미 유럽 등지에선 일본차 판매를 앞서며 오히려 일본차의 추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소재와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겨도 극복은 어렵지 않다. 일찌감치 부품 국산화에 주력했고, 생산의 안정성을 위해 대체 공급처도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로는 글로벌 시대에 맞춰 부품 구매처도 여러 국가로 다양화했다. 덩치가 커지면서 글로벌 부품 공급사들이 오히려 한국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렸기 때문이다.

산업적으로 자동차는 국가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일자리는 물론이고 국가의 주요 세입원 중의 하나다. 자동차 이용으로 확보되는 유류세만 연간 25조원 규모에 달한다. 자동차에 포함된 세금까지 모두 망라하면 1인당 연간 135만원의 세금을 낸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도로에 넘치는 자동차로 정체를 겪으면서도 정부가 세금을 내려가며 자동차 구매를 독려하는 것도 결국은 산업과 세금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산업과 세금을 변화시키려는 과정에 도달했다. 전기와 수소를 통해 에너지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화석연료로부터 독립을 꿈꾼다. 이를 위해 같은 목표를 가진 일본과 손을 맞잡았을 뿐이다. 물론 일본이 없다고 수소를 못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토요타가 악수를 나눈 이유는 자동차 제조와 에너지를 동시에 잡겠다는 일석이조의 목표 때문이다. 

권용주(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MBC라디오 ‘차카차카’ MC)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soo4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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