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 프롬 홈’, 아쉬운 형평성의 논란?
영화 ‘파 프롬 홈’, 아쉬운 형평성의 논란?
  •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승인 2019.07.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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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롬홈 스틸컷
파프롬홈 스틸컷
보고 싶었던 영화가 너무나 빨리 극장에서 내려버려 실망을 한 적이 있을게다. 그래도 예전에는 1주일은 갔었다. 금요일 개봉해서 흥행이 시원치 않으면 다음 주 목요일까지 버텨 주다가 다음 날 다른 작품으로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불문율이 냉정한 경쟁논리로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 금요일 신작 개봉일이 목요일로 땡겨 지더니 다시 수요일로 급기야는 드디어 이번에 개봉한 마블픽쳐스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금도를 넘어버렸다. 화요일에 기습 개봉을 한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센터는 이런 변칙 개봉과 관련하여 입장표명을 내고 상영과 관련한 불공정한 선례 발생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위한 최소 7일 상영을 준수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2014년 발표된 영화상영 표준계약서에서는 영화의 상영기간을 최소 7일로 보장하고 있다. 어떤 영화건 최소한 일주일의 시간 동안 관객들을 만나, 관객들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화요일 개봉한 ‘파 프롬 홈’은 55.3%의 점유율을 기록하여 다른 영화들이 보장 받아야 할 일주일의 기회 중 일부를 빼앗아간 셈이다. 그러나 영화는 순항을 넘어 대박을 향해 가고 있다. 냉엄한 시장논리로 봐야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영화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아 부당 이익을 챙기는 중인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영화 얘기로 돌아가보자.
여름에는 역시 블록버스터다. 복잡한 세상사 잠시 잊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영화로는 마블 판타지 만한 게 없다. 스파이더 맨의 시리즈인 ‘파 프롬 홈’ 얘기다. 얼마 전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모두 정리되서 다 끝난 거 아니야 하겠지만 ‘엔드게임’은 그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동료 몇 명만을 지구에서 떠나 보냈을뿐이다. 최고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처럼 다시 뭉치는 일은 조만간 일어나지 않겠지만 새로운 이야기는 무궁무진 이어질 것이다. 이런 황금 라인업을 마블이 어찌 그냥 이대로 끝내겠는가?
 
어벤져스의 리더인 토니 스타크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리더의 공백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듯 한다. 닉 퓨리(사무엘 잭슨)는 이미 토니의 후계자로 피터 파커를 점 찍고 있었다. 험난한 세상에 히어로의 일시 부재는 곧바로 인류의 멸망과 연결된다. 닉 퓨리의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피터는 닉 퓨리의 전화를 의도적으로 받지 않는다. 그에게는 지금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작인 ‘스파이더맨: 홈 커밍’에서 로맨스 설정이 과하여 영웅의 활약이 축소 되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 공부도 하고 연애도 잘하는 아이처럼 영화는 일상도 지키고 인류도 구하고 그리고 사랑도 쟁취하는 균형감을 보여준다. 어느새 스파이더맨은 성숙한 청년이 된 것이다.
 
블록버스터가 주는 눈요기도 모자라지 않는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진들이 과로사 했을 것이라는 네티즌의 우려는 과장이 아니다. 튀지 않고 티 나지 않게 유럽의 명소인 인류의 보물들이 처참하게 파괴되는 장면을 표현해 냈다.
 
‘Far from home’은 이미 주인공이 집 떠나 개고생 할 거라는 암시가 들어가 있다.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떠나는 유럽 수학여행. 에펠탑에서 멋지게 고백할 선물을 준비한다. 베니스에서 구입한 블랙 달리아 유리 목걸이는 아마도 인터넷쇼핑에서 조만간 없어서 못 팔 물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레알토 다리가 무너지고 체코 프라하성이 멀리 보이는 카를교에서 악당과 일전을 벌이기도 하며 영국 런던으로 전장을 옮겨서는 타워브릿지에서 주인공과 친구들이 위기를 넘어 악을 결국 섬멸하기까지 숨가쁜 화면들이 지나간다. 혹여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다녀온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이 그립다면 충분히 시각적 만족을 보여줄수 있는 영상들이다. 압권은 수많은 드론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환영(幻影)이다.
 
어쨌든 이런 재밌는 오락영화가 형평성 논란의 주인공이 되다니 참으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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