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의 세상 풍경] 남자(아버지)도 외로운가?
[장혜진의 세상 풍경] 남자(아버지)도 외로운가?
  • 장혜진 시인
  • 승인 2019.07.0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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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것 같다.
남자 인 아버지도 외로울 것 같다.

남자가 아버지가 되기 전, 아니 더 더 이전,  코밑에 덜 여문 밤송이 가시같은 수염이 삐죽삐죽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가슴에도 외로움이 자라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남편이 변했다.
아버지가 변했다.
아니, 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을 밖으로 조금 내보이는  것 같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가족에게 언제나 든든한 기둥이여야 하기에 외롭다는 나약한 말이나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자신 스스로를 더 깊은 고립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변해가는 건 맞는 것 같다.
조금씩...
나는 이 남자가 노래 부르는 일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 정말 몰랐다.
밤 늦도록 스마트폰으로 가요프로를 열심히 시청하더니 어느날부터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내 아이들의 아버지에게서 예전에 없던 낯선 면이 짠하게 느껴졌다
노래란 흥에 겨워서도 부르지만 내 안의 젹적함을 달래기 위해서도 부르기에 아버지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를 잠시 덜어내러 노래를 부르는가 싶은 생각이들자 그 모습이 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안다.
알고있었다.
내게는 남편이고 아이들에게는 아버지로 불려지는 이 남자의 외로움을 모를리 없는데 모른척 해 왔을 뿐이다.
세상 모진 비바람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내야하는 한 남자의 가슴밭에 부는 스산한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몰랐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다만 모른척 해주는 일이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이라 여겼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이름도 외롭지만 엄마라는 이름에도 만만찮은 외로움이 붙어있기에 실은 건너다 볼 마음의 여력이 없었다고 하는 게 솔직한 속내다.
엄마가 힘들어서 흘리는 눈물보다 아버지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가족들에게 실로 천지차이 일 것이다.
백년전에도 그러했을것이고 앞으로 백년이후에도 아버지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는 그렇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는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운다.
우는 대신에 술을 마시거나 내 남편처럼 갑자기 노래를 좋아하고 또 따라 부르는가 보다.
울지 않으려고...
이 힘든 세상을 살아내는 아버지 인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마 이런 말이 아닐까...

당신의 외로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어깨에 손을 얹어 감싸주지 못하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짐짓 아무것도 모른 척 해야 당신이 내가 아니면 안되는구나 하며 더 힘을 낼거라 여기며 바라보고 있다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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