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세상 읽기①]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로 세상 읽기①] 자동차와 전기
  •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
  • 승인 2019.06.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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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물 ‘자동차’의 식재료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대규모로 투자한 초고성능 전기차회사 리막의 BEV.
최근 현대차그룹이 대규모로 투자한 초고성능 전기차회사 리막의 BEV.

라틴어 ‘베히쿨름(Vehiculum)’은 생물이 아닌 무생물의 ‘탈 것(riding things)’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전제는 ‘정지(stop)’가 아니라 ‘움직임(moving)’이고 방향은 ‘상하좌우(上下左右)’로 다양하다. 그래서 베히쿨름의 영어식 표현인 ‘비히클(Vehicle)’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포함해 자전거, 모터바이크, 트럭, 버스, 기차, 트램, 선박, 항공기, 우주선 등을 모두 포함한 이동 수단을 말한다.

그런데 이들 이동 수단의 공통점은 움직임에 필요한 동력발생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 초창기 가마꾼과 인력거 등의 동력이 사람이었다면 말(馬)이 주름 잡은 중세를 거쳐 17세기 말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즉 엔진(Engine)이 등장해 석유로 동력을 만들어냈다. 이후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의 발전에 힘입어 눈부시게 발전했는데, 덕분에 동력에 필요한 석유산업 또한 꺼지지 않는 불빛산업으로 인식되며 20세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탄소화합물’로 구성된 석유를 더이상 ‘비히클’의 연료로 사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엔진 안에서 석유를 모두 태워 지구와 인체에 해롭지 않은 물질을 배출하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탄소화합물인 연료가 불쏘시개로 역할을 다하면 탄소 기반 물질이 반드시 배출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구가 더워지는 마당에 탄소화합물을 자꾸 내뿜거나 미세먼지 등을 억제하지 못하면 인류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각 나라 대통령은 물론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에 대비하자고 모인 배경이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도심 소형물류 이동 수단 카고 e-bike.
폭스바겐이 내놓은 도심 소형물류 이동 수단 카고 e-bike.

하지만 마땅한 묘안이 없는 것도 고민이다. 현재는 전기 에너지를 대안으로 선택했지만 지구 전체에 돌아다니는 14억대 가량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지하에 매장된 석유 채취량을 줄이려면 그만큼 다른 분야에서 에너지가 보충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전히 석유를 태워 전기를 얻는 방법이 활용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전기차는 배터리를 자동차에 탑재한 것일 뿐 근본적인 자동차의 대안 에너지가 아니라는 주장도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 이동 수단의 주력 에너지가 전기(Electric)라는 것을 반박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전기는 지구상에서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으며 원천 소스(source)로부터 전기를 얻어내는 방법 또한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전기 발전을 오랜 시간 지켜본 수많은 이동 수단 제조사들이 서둘러 전기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여기서 ‘모빌리티(mobility)’란 이동 수단은 물론 움직임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방법을 모두 포함한다. 어차피 전기가 모빌리티의 기본 에너지가 된다면 서둘러 전기로 구동력을 얻어 움직이는 전기 이동 수단에 매진하자는 움직임이다. 동시에 자연에서 전기를 영구적으로 얻어내는 기술에도 뛰어들어 에너지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비히클의 시장 구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전기 이동 수단의 경쟁은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이미 시작됐다. 화력, 원자력, 풍력 등에서 만들어 낸 ‘전기’를 배터리에 담아 전기차로 활용하자는 것과 자연에서 얻은 전기로 언제든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수소(Hydrogen)’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자는 주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는 중이다. 둘 모두 최종 동력은 ‘전기’로 동일하지만 어떤 형태로 저장하느냐가 차이점이다. 하지만 둘은 공존이 불가피하고 이들이 주력으로 떠오를 때까지 여전히 석유 중심의 내연기관이 세상을 지배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이동 수단, 즉 비히클의 동력발생 방법이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 전기 제조 방식의 속도와 걸음을 맞출 수밖에 없다.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것이 곧 전력을 담아내는 이동 배터리의 증가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쉽게 보면 자동차가 무엇을 먹고 움직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이동 수단 제조사가 아니라 결국 에너지기업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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