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CJ그룹

CJ그룹이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IT부문을 분할해 지주사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 비중이 큰 IT사업부의 평가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한국투자증권은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CJ그룹이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사업부와 H&B 사업부(올리브영)로 인적분할하고 IT사업을 그룹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평가 가치를 상향조정했다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윤태호·차주영 연구원은 "CJ는 IT사업의 자산가치 40%(2384억원), 수익가치 60%(7434억원)를 적용해서 최종 가치를 5424억원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공시된 재무제표 수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재무제표상으로 확인 가능한 IT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018년 68억원이지만 CJ는 2018년 영업이익을 368억원으로, 300억원가량 상향 조정해 평가했다"면서 "보수적인 기준에서 IT사업의 기업 가치는 CJ가 평가한 5424억원 대비 61.1% 낮은 2111억원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들은 "CJ의 경영권 승계는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핵심은 오너 3세 일가가 CJ시스템즈·파워캐스트를 매입해 증여받은 지분을 CJ올리브네트웍스를 거쳐 CJ로 매각하고 주식교환 방식으로 CJ지분을 확보한 것"이라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커지는 과정에서 3세 오너일가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치는 834억원에서 3008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 20일 CJ가 1주당 0.15주의 신형우선주 배당을 결정한 것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 편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발행주식 수의 20%가 반대하면 이 계약은 무효가 되는데 신형우선주로 발행주식 수 기준을 높여 계약 무효 가능성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면서 "신형우선주가 6월 중 상장하게 되면 10년 후에는 보통주로 전환된다. 우선적으로 신형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낮은 가격에 상장될 것으로 보이기에 이재현 회장은 신형우선주를 자녀에게 증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7일 경제개혁연대는 CJ그룹에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주식교환 관련 질의를 보내 경영권 승계를 위해 IT사업의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CJ 총수일가 자녀들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주주 일가가 그룹의 지배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 CJ의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기 위해 IT 사업부문의 가치를 고평가할 유인이 존재한다"면서 "IT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에도 CJ는 IT 사업부문에 대하여 매년 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며, 영업이익률도 평균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CJ그룹 관계자는 28일 미디어SR에 "분할 전 같은 회사였던 올리브영과 상호 간 거래에 매출 이익 비중이 굉장히 컸는데, 올리브영 부문에 제공한 IT 서비스를 IT 부문의 수익으로 반영하지 않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면서 "지난해 국방부와 진행한 IT사업을 통해 발생한 80억원의 손실 등을 반영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450억원가량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신형우선주 발행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 작업이라고 보는 견해와 관련, "신형우선주는 주주 가치를 위해 진행한 별도의 사안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과는 관계가 없다. IT 부문의 연평균 성장률이 굉장히 높았기에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굳이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는 않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CJ그룹은 경제개혁연대가 발송한 질의서를 검토한 후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소명하고 공식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4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의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로, 합병 당시 두 회사 간 사업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합병시너지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이에 합병이 추진된 이유는 단지 CJ시스템즈의 상증법 등 적용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 부문 45%, 올리브영 부문 55%의 비율로 분할하고, 1대 0.5444487 비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IT부문을 CJ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CJ그룹 지분 2.8%를 확보하면서 CJ 지주사 주주명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돼, CJ의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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