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스콰이어스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 사진. 구혜정 기자

 

세계적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이 비지니스 플랫폼으로서의 기능 강화를 설명하기 위해 7일 마련한 간담회에서 임블리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임블리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인플루언서 반열에 오르면서 쇼핑몰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임지현 씨의 브랜드 이름이다. 1700억 매출 브랜드로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며 쇼핑몰 성공신화의 모델이었던 임블리는 최근 고객관리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업 전반이 흔들릴 만큼의 위기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임 씨가 그동안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허위광고 등을 한 점까지 지적하고 폭로하는 계정까지 인스타그램 상에 생겨났다. 또 임 씨 측이 이에 대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인스타그램 세계에서 임블리를 둘러싼 갈등이 연일 진폭을 더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인스타그램은 7일 한강세빛섬에서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지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과 제프 블라호비치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임 컨슈머 리서치 담당자가 참석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인스타그램 측은 이 자리를 통해 비지니스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강조하며 국내 이용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지니스 기능 측면에서 한국이 주요 시장 중 하나이며, 앞으로 해당 기능의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려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한 간담회였다.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 방송을 진행한 임블리 임지현 상무. 사진. 해당 화면캡처

 

공교롭게도 간담회에서는 임블리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주최측이 강조했듯 인스타그램에는 현재 판매 기능까지 추가되어 사용자들이 브랜드나 기업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즉각적으로 판매까지 연결될 수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바랐던 기능"이라고 소개한 인스타그램이지만,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크,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한 쇼핑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임블리 역시 판매하던 호박즙에 곰팡이가 발견되는 등의 안전 문제가 현 위기의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해당 질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대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지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의 답변은 실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 순위이다. 좋은 경험이 아니라는 통보가 있으면 살펴볼 것이며 최대한 좋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신뢰는 중요하다. 신뢰를 위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투자로 재발을 막고 있다" 등의 원론적 답변을 반복할 뿐이었다. 사실상 소비자 피해보호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짐 스콰이어스 부사장이 임블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간담회 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답변은 해당 논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답변은 결코 아니었다.

이외에도 이날 짐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세금이나 고용 등 인스타그램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질문에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활동하는 만큼 자체적으로 책임을 가지고 세금 납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익을 낼 경우, 정부에 성실히 보고하고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한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자체는 인플루언서가 얼마나 버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이 비지니스 기능을 강화하는 것만큼 소비자 보호 등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을 보호하는 정책 강화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문제점만 오롯이 드러낸 간담회가 됐다.

이외에도 이날 인스타그램은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가 선택에 있어 중추 역할을 한다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제품의 발견 자체가 크리에이터들 덕분이다. 이들과 함께 구매와 쇼핑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경험을 강화시킬 것이다. 새로운 소비자와 고객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에도 크리에이터들이 활용된다"고 말했지만, 임블리를 통해 드러난 크리에이터들의 부작용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인스타그램에는 커머스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일반 사용자들 보다는 훨씬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허위 광고 등 명백한 피해가 우려될 때 계정 등을 예고없이 삭제하는 방식이 있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