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대표(왼)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 사진. 쿠팡

쿠팡이 지난 21일 소프트뱅크 비전으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257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은 사실을 발표한 가운데, 당초 쿠팡은  "(해당 자금으로) 데이터, 물류, 페이먼트에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지만 신규 투자보다는 운영자금 확보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25일 '쿠팡의 자금유치가 이마트몰에 위협이 안되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쿠팡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실질적으로는 재무구조개선/운영자금 회복 목적이 더 커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2017년 쿠팡의 영업손실은 6390억원. 미지급금은 4570억원, 매입채무는 4490억원에 이른다. 반면, 매출채권은 460억원에 불과하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450억원이다. 누적결손금은 1.88조원에 이른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는 파산보다는 사업정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추가 자본확충이 없으면 쿠팡은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다. 기존 1조원 이상 투자금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다"라며 "쿠팡은 2018년 매출규모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취급고, 고객데이터와 바잉파워, 배송인프라 등 유통업체로서 기업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손익계산서를 정상화시킨 후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하는 방향이 될 듯 하다"라고 전했다.

또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5년 6월 1조10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최근 다시 최대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면서 이제 쿠팡의 최대주주는 창립자 김범석에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넘어갔다. 다만, 쿠팡의 경영권은 차등의결권을 활용해 김범석 대표가 그대로 유지한다.

이와 같은 쿠팡의 현 상황에 미루어,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쿠팡이 이마트몰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마트몰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식품온라인 시장 절대적 시장점유율인데, 쿠팡은 이에 위협이 될만한 신선식품 물류인프라 Fulfillment 투자 계획이 없다.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더 크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쿠팡 측은 26일 미디어SR에 "우유, 달걀, 과일, 정육,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쿠팡의 새벽배송으로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7시 이전까지 받아볼 수 있는 로켓 프레시가 서울, 인천, 경기 대부분 지역에서 가능하며 대상 지역 또한 빠르게 확대될 예정"이라며 "쿠팡에는 냉장냉동 보관 등 신선식품의 물류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이번 투자금으로 당초 밝힌대로 물류 인프라에 있어서도 투자를 할 것이다. 다만, 신선부문까지 투자를 할지 하지 않을지는 변동 가능성이 있기에 확답을 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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