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수라’를 능가하는 정치 아수라장
영화 ‘아수라’를 능가하는 정치 아수라장
  •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승인 2018.07.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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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 스틸 이미지
영화 <아수라> 스틸 이미지

토종만화 ‘로봇 태권브이’와 쌍벽을 이루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 제트’를 기억하시는지…. 거기에 악당으로 나왔던 인물이 아수라 백작이다. 남녀가 한 몸에 존재했던 아수라 백작은 악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아수라장’은 인도의 신화에서 어원을 두고 있다. ‘아수라’는 악인으로, `아수라장`은 `피비린내 나는 아수라의 싸움터`라는 뜻이다. 지금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끔찍하게 어지러운 현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곤 한다. 

김성수 감독의 영화 ‘아수라’는 이런 의미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 분명하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조폭과 정치인 그리고 검사가 벌이는 이전투구는 아수라장이라는 말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정우성, 황정민 등 초특급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250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쳐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하지 못했던 아쉬운 작품이다. 그런데 요즘 이 영화가 다시 화제다. 재개봉해달라는 요청이 SNS에 넘쳐나고 있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유력 정치인인 경기도지사 이재명의 조폭 연루설이 방영된 후 영화 ‘아수라’와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개봉 당시에는 현실성 없는 극 전개와 과도한 캐릭터의 개성이 영화평론가와 관객들에게 비판을 받았는데…. 지금의 의문이 팩트라면 영화는 몇 년 후의 상황을 예언처럼 펼쳐 보인 꼴이 되고 만다.

물론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단체 및 그 밖의 업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라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고 명시하여 후일 예상되는 논란에서 비켜나고자 한 노력도 엿보인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 그는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온갖 지저분한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사연은 있다. 형사 월급으로는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대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자신의 처지를 핑계로 한도경은 점차 깊숙이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이권을 독식하려는 박성배와 부패시장을 잡아넣으려는 검찰과의 다툼이 계속되던 어느 날,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은 한도경의 약점을 이용해 박성배의 범죄 증거를 캐려 한다
한도경은 이런 사슬을 벗어 나고자 스스로 악마가 되기를 자청한다. 심지어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 시장의 수하로 들여보내 자신의 안위만을 챙긴다. 그러나 점점 자신의 목을 향해 들어오는 검찰과 박성배 시장.
시장과 검찰 양쪽에서 압박을 받던 도경은 아끼던 후배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리며 입지가 좁아져 갈 뿐이다. 점차 상황은 극도로 악화되고 현실은 지옥으로 변한다. 당시 영화를 보면서도 지나친 폭력과 맥락 없는 핏빛 복수가 난무하여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새삼 다시 이 영화가 화제로 떠오르는 지금, 여러 가지로 답답한 마음뿐이다. 물론 현재로썬 어떤 확증이나 결론을 내릴 순 없다. 다만 우리 사회에 정치하기 위해선 돈과 조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바뀌지 않는 한 현실은 언제나 아수라가 될 수 있다. 
그놈의 정치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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