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툰 홈페이지 캡처

KT가 케이툰 운영 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이후 케이툰 작가와 독자들은 '카오스' 상태다. 

당장 7월부터 바로 운영비용을 축소하기로 했지만, KT는 7월 당장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 다음은 어떻게 될까?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KT는 운영 비용 감축 기조는 유지할 계획이다. 

작가들은 KT가 케이툰 적자의 책임을 작가에게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케이툰 작가, "연재 끝까지 보장해야"

작가들 사이에서 케이툰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플랫폼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렇게 작품 수를 줄인다는 것이 밝혀지자 케이툰 작가들은 말 그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익명을 요청한 케이툰 작가는 "회사에서 신뢰관계를 갖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대거 연재 관련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재가 중단되면 당장 생계 위협을 겪는 작가들도 있다. 케이툰 작가에 따르면, KT에서 작가에게 연재 중단을 요구하면 당장 작가들은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그는 "케이티가 작가들의 연재를 끝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가들은 언제 연재중단을 당해도 어쩔 수 없는 방식으로 일을 해오고 있다. 이 바닥이 작가에게 불리하다. 연재를 준비할 때마다 3~6개월 시간이 걸린다. 그때 동안 실업급여도 안 나오고 먹고살 수 있는 장치가 없다. 플랫폼에서 계약해줄지 안 해줄지는 알 수가 없다. 계약이 안 되면 또다시 반복된다"고 말했다. 

케이툰에서 연재하던 작가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이 연재가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케이툰이 적자가 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작가들도 있다. 케이툰 작가는 "작가들은 '내가 수익을 내지 못해서. 작품이 잘 팔렸으면 이럴 일은 없겠지'라며 자기 탓을 한다.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은 플랫폼인데 말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을 자르거나 연재중단 처리하겠다고 하면, 솔직히 인간적으로 계약을 한 상대면, 계약해지를 하게 되면.... 사람이 살게는 해줘야 할 것 아닌가"며 한숨을 쉬었다. 

케이툰 적자, 왜 작가가 책임져야 하나?

케이툰의 적자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작가들이다. 작가들은 케이툰이 적자가 난 이유를 "케이툰이 유료 수익이 날 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작가들은 미리보기, 유료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해도 투니드 측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수익을 위해 유료를 권장한 것이 몇 달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케이툰은 2015년 1월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미리보기 웹툰 한 화를 50원 정도에 볼 수 있었다. 다른 플랫폼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었다. 한 작가는 "전혀 수익을 목적으로 한 서비스였다고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2015년 7월 100원 정도로 인상했다. 약 1년 반 후인 2017년 3월 200원 정도로 올랐다.

케이툰은 소장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았다. 케이툰 작가는 "작가들은 소장 구매 시스템을 늘 원했다. 하지만 케이툰은 소장 구매 결제도 없고, 한 번 사면 7일만 볼 수 있는 대여 서비스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장 구매는 대여보다 가격대가 높아 보다 작가와 플랫폼에게 수익이 더 많이 돌아간다. 소비자도 웹툰을 한 번 구매하면 다시 대여할 필요 없이 계속 열람할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또다른 작가는 "7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영구소장을 원하는 독자들이 많다. 보통 소장용은 추가비용을 더 받는데 사업체 입장에서 굳이 추가수익을 마다하고 소장서비스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소장할 수 없으니 그냥 기다려서 본다는 독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케이툰 작가는 "케이툰에는 전체 유료 웹툰도 없다. 레진코믹스 같은 경우는 5화까지만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모든 회차를 유료로 보는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케이툰은 차주 회차를 유료로 묶어놓고,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만 제공한다. 이런 시스템은 돈벌이가 쉽지 않다. 기다리면 무조건 공짜로 볼 수 있는데 누가 사보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케이툰 적자는 케이툰의 운영 전략 실패에서 기인한다.

KT는 운영 비용의 감소는 운영 적자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고 말한다. 케이툰은 비용 감소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웹툰 수급 비용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작품 수가 줄어들거나 격주 연재로 바뀌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재가 중단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KT가 운영 전략 실패로 인한 적자 피해를 작가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툰 작가는 "케이툰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작가들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KT의 운영 적자를 감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작가들이다. 케이툰에서 연재하고 있던 작가들은 혼란, 그 자체다. 

KT, 작가들과 상생안 내놓을까

KT는 현재 운영 비용과 계약 변경 시기에 관해 투니드 엔터테인먼트와 협의 진행 중에 있다. 이후 어떤 식으로 운영 비용이 책정될 것인지는 협의하고 있다. 

KT가 정책 변경을 철회해 작가들이 전송권 해지, 계약 해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해도 받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계약 내용의 심각한 훼손이 발생하지 않은 이상 단순히 불신만으로 계약을 변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투니드, 케이툰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 뿐이다. 

KT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 연재 중단되는 작가가 있어도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현재 내부적으로 작품 수를 줄여나가는 방향 등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KT 홍보실 관계자는 전했다. 

KT는 연재를 중단하게 되는 작가들에 대한 책임 소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어느 정도 도태되는 분들에 대해서는 (연재) 연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KT가 작가와의 상생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다. 케이툰은 자사 서비스에 대해 "'국내 최대 정보 통신사인 KT'가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으로..."라고 소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정보 통신사'인 KT가 작가들에 대한 책임 소재가 있는 만큼, 어떤 상생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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