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동의 이동통신 3사 대리점 / 조원석 기자

국회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 중인 가운데 통신사의 고객 가입용 전산네트워크 운영시간 단축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 3사와 정부는 작년 말부터 전산운영 시간 단축을 검토해 왔지만, 통신사별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유통업계에서도 삶의 질 향상과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맞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일주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통사의 전산 단축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검토되는 안은 현행 오전 8시∼오후 10시인 전산 운영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줄이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이 전산 단축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LG유플러스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인건비 감축과 시장 점유율 방어라는 계산도 깔렸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전산운영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근무 시간이 줄어들고, 통신사로서는 그만큼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간 상황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욱 절실하다. 

또 고객 수요가 많은 평일 저녁 시간에 업무를 안 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도 줄어든다. SK텔레콤처럼 기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추격의 기회가 줄게 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전산 단축에 소극적인 입장을 띄고 있다.

전산운영이 단축되면 고객 불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후 6∼8시는 가장 붐비는 시간대로 고객 상담 요청이 급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점 직원들의 과도한 근무량을 고려하면 전산운영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유통점 직원들은 전산운영 시간에 맞춰 주 6일, 8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대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박희정 연구실장은 "유통점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의견이 분분한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조만간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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