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가 공개한 '친환경 전자제품 구매 가이드'. /그린피스 제공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및 전자 기기 브랜드의 친환경 평가를 공개했다. 17개의 글로벌 기업 중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LG 전자는 각각 D-와 D+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지난 17일 글로벌 IT 및 전자 기기 제조 업체 17곳의 친환경 실태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 ‘친환경 전자제품 구매 가이드’를 발간했다.

평가 영역은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자원 소비 절감, 독성 화학 물질 사용 배제로 크게 세 가지다. 각 영역은 정보 공개의 투명성, 목표 설정 및 이행 약속, 실제 사용 실태, 관련 정책 지지 노력 등의 기준으로 평가했다.

세 가지 영역을 종합 평가한 결과 가장 높은 등급인 A등급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종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네덜란드의 스마트폰 제조사 페어폰으로 B등급을 받았다. 페어폰은 제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원 소비 절감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종합 평가 D-등급을 받아 17개 업체 중 13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탄소 배출량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년 전보다 24% 증가했다.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량도 전체 전력 소비량의 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애플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96%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고, HP는 지난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함과 더불어 협력 업체의 배출량도 21% 줄였다.

LG전자는 D+등급으로 삼성전자보다는 높은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LG전자 역시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이인성 IT 캠페이너는 “전자 기기 생산에서 탄소 배출의 75% 이상, 많게는 80% 가까이가 완제품 조립 단계 이전 부품ㆍ소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라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부품 공급사인 삼성전자가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확대에 앞장선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은 한국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하려면 무엇보다 IT 업계와 같은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 사용 이외에도 자원 소비 절감 부문에서는 페어폰이 A-를, 애플이 C, LG가 C-, 삼성이 D를 받았으며, 독성 화학물질 부문을 포함한 전체 성적에서 샤오미 등이 F를 받았다.

평가기업은 에이서, 아마존, 애플, 에이수스, 델, 페어폰, 구글, HP, 화웨이, 레노보, 엘지, 마이크로소프트, 오포, 삼성, 소니, 비보, 샤오미 등 17개 기업이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린피스 평가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자원 소비 절감, 독성 화학 물질 사용 배제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표는 각 기업의 영역별 점수.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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