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기반 B2C서비스 에이닷 6개월
누적가입자 340만 돌파...유료화 "고민"
이통3사 AI사업, 수익기회 큰 B2B 치중
"B2C 킬러앱, AI서비스 대중화에 중요"

SKT는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통화녹음, 통화요약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SKT
SKT는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통화녹음, 통화요약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SKT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통3사가 인공지능(AI)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체감 효과가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SK텔레콤(SKT)이 개인비서 컨셉의 '에이닷' 앱을 출시한지 6개월이 된 가운데 KT나 LG유플러스는 아직 이용자가 실생활에서 사용할만한 AI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SKT도 고민이 크다. 에이닷 누적 가입자 수는 출시 6개월도 안돼 300만명을 돌파했지만 실제 서비스 이용자는 가입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늘어나야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 개발에 더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AI  대중화를 위한 서비스와 콘텐츠에 통신사들이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2의 에이닷 같은 차별화된 AI 기반 킬러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T가 지난해 9월 정식출시한 에이닷은 AI 개인비서 기능을 강화하면서 올 초까지 이용자수를 늘리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KT 에이닷은 출시 첫 달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약 82만명을 기록했다. 이어 아이폰 통화녹음과 요약 기능을 추가한 10월에는 106만명을 돌파한 이후 아이폰 실시간 통화번역 기능을 추가한 12월에는  126만명을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에이닷의 가장 큰 특징은 통신서비스와 AI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가 통화를 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AI  기능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이 지난해 9월 에이닷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T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이 지난해 9월 에이닷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T

SKT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에이닷을 통해 음성 녹음, 녹음 요약, 실시간 통역 서비스 등 통화와 연관된 다양한 AI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라며 "날씨 정보, 동영상이나 음악 추천 등 개인 비서 형태의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서비스로써 독특한 사례이고 소비자 반응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SKT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에이닷 서비스를 언제 유료화 할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신규 이용자가 기대만큼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전면적 유료화를 시행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이닷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 1월 144만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2월 127만명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지훈 SKT AI 어시스턴트 담당은 "에이닷은 정식 출시 후 누적가입자 수 340만명을 돌파했다"라고 성과를 밝히며 "트래픽 기반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B2C 앱의 수익화를 고민하는 SKT 와 달리 KT나 LG유플러스는 아직 이렇다할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미 AI 기술은 통신 서비스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라며 "통화 품질이 좋지 않을 경우 기지국에 AI를 접목시켜 이를 개선하는 과정에 활용하고 있고, 고객들이 자주 찾는 콜센터도 AI 서비스를 통해 효율화하고 있다"고 밝했다. 

전문가들은 통신업체가 AI 기업으로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통신을 넘어서는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통신 서비스 자체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이지만 반대로 AI의 진화에 통신이 기여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채널 갈무리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채널 갈무리

가령 삼성전자는 지난달 AI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실시간 통화 통역, 서클 투 서치, 채팅 어시스턴트, 포토 어시스트 등 다양한 AI 기반 기능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통해 AI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AI가 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통신사에게도 B2C 킬러앱 개발을 통해 충분한 역할과 기회가 있다" 라며 "대중화된 AI 서비스의 형태가 잡히고 이를 위한 맞춤형의 네트워크, 기기, 플랫폼 등이 갖춰지면 (소비자가 체감할만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통신사들이 자기 중심적인 접근에서 나아가 AI 생태계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권 교수는 "AI 관련 오픈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새로운 비전과 킬러앱의 차별화가 성공한다면 (이통3사 간)시장점유율도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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