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레버리지 상품 1000억 순매수, 전체 4위
SEC 현물 ETF 승인...금융당국 금지에 눈길 돌려
해외 전문지·분석업체 “하락 가능성, 투자 유의”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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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로 향하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한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2X BITCOIN STRATEGY ETF)’를 7935만 달러(한화 1052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종목 중 4위다.

해당 ETF는 비트코인 선물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상승 시 수익률은 2배지만 하락 시엔 손실도 배다.

미국 SEC는 올해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기존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투자하려면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 계정을 만들어야 했지만 ETF가 생기며 증권사 계좌로 쉽게 거래가 가능해진 것. 기관들의 투자도 쉬워진데다가, 기존 금융권에서 검증된 자산이라는 인식도 심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해 “가상자산이 제도권 투자상품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며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확대는 전통 금융과의 결합 가속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물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시세도 상승중이다. 연초 4만4000달러에 머물던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7만1000달러에 거래되며 약 70%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2021년의 전 고점(6만9000달러)도 진작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중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 현물 ETF의 국내 상장이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이나 해외 중개는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고 싶은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선물 ETF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세에 힘입어 해외 선물 ETF에도 자금이 몰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가상자산 분석업체와 투자전문지에서는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더 이어지지 못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 자산 분석 업체 스위스블록(Swissblock)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이 5만8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위스블록은 지난해말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대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과도한 가격 상승에 고점을 기록했다는 지표가 나오며 해당 전망을 뒤집은 것.

투자 전문지 FX 엠파이어도 지난 14일 RSI(상대강도지표지수)가 80을 넘는 등 과매수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RSI는 가격 상승압력과 하락압력 간의 상대적 강도다. 0~100까지의 수치로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매수세가 강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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