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나란히 국내시장에 TV 신제품 공개
AI 프로세서로 화질 개선…시청 경험 강화
OLED 라인업 보강…점유율 쟁탈전 본격화

삼성전자가 13일 서초사옥에서 'Unbox & Discover 2024'를 갖고 올해 출시할 TV 제품을 소개했다. 영상은 전시장 전경. /영상=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간 TV 전쟁의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19년 연속 전세계 TV시장 1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 만큼,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 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강자로 군림 중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넥스트 스탭을 고민할 시점에 도달했다.

TV는 영상 콘텐츠 감상 기기 이상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홈트레이닝, 화상회의 등 TV를 다각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고화질 초대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TV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든 만큼 추격을 따돌릴 한 방이 필요하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가 내놓은 답은 인공지능(AI)과 OLED다. 중국업체들의 강점은 가성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던 이유다. 기술력에서 앞선 AI와 OLED를 내세워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해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한편, 차세대 TV 주도권을 쥐는 게 목표다. 

13일 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양사 올해 TV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프리미엄. 고화질 초대형 TV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AI 기술을 고도화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신제품에 한층 개선된 AI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네오 QLED 8K는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OLED TV는 2세대 AI 4K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3세대 AI 8K 프로세서는 전작 대비 8배 늘어난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 속도를 구현한다. 2세대 AI 4K 프로세서는 모든 콘텐츠를 4K급으로 개선해준다. AI 프로세서는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바꿔주고, 화면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AI로 인해 TV 음질도 향상됐다. 콘텐츠마다 음량 차이를 감지해 배경음에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증폭시켜주고, 청소기 소음을 감지해 소리를 조절해주는 식이다.  

모델이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네오 QLED 8K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도 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높여 AI 딥러닝을 강화했다. 화질, 공간 음향 모두 진화했다. 

LG 올레드 에보 시리즈에 적용된 알파11 프로세서는 기존 알파9 대비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갖췄다. 그래픽 성능과 프로세싱 속도가 70%, 30% 빨라졌다. 프레임 내 픽셀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화질 개선 효과를 높였다. 특히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화질까지 실시간으로 개선해준다. LG QNED 에보 또한 알파7보다 1.3배 강해진 알파8 프로세서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음질 면에서도 진일보 했다. 올레드 에보에 들어간 알파11은 2채널 음원을 가상의 11.1.2 채널로 변환해준다. 알파9 대비 주변 음향을 담당하는 2개 채널이 추가돼 더 풍성한 공간 사운드를 들려준다. 배경음에 묻힌 등장인물의 음성을 선명하게 보정하는 기능도 처음 적용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AI 프로세서 성능을 높인 것은 시청 경험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프리미엄 TV 구매자는 높은 품질의 영상을 즐기길 바라는 경향이 더욱 강하다"며 "콘텐츠의 종류에 구애되지 않고 최적의 화질, 음향을 구현하면 몰입감, 현장감이 극대화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AI 프로세서는 사용자가 체감하는 화질 개선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업스케일링으로 4K 콘텐츠를 8K 해상도의 90% 수준으로 인지했다. 네오 QLED 8K로 시청할 경우, 네오 QLED 4K TV에서 HD·FHD·4K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보다 평균 1.8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 것으로 봤다.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삼성전자, LG전자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OLED다. 양사는 올해 OLED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현재 전세계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 결과,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출하량에서 OLED 시장 1위를 수성했다. 다만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LG전자의 OLED TV 시장 점유율은 2021년 58.7%에서 지난해 48%로 감소했다. OLED TV에 뛰어든 업체가 급증한 탓이다. 

OLED TV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10%(매출 기준)를 넘긴 정도다. 그럼에도 OLED TV에 출사표를 던진 TV 제조사는 20곳 이상이다.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OLED TV 성장률은 시장을 휠씬 웃돈다. 올해 전체 TV 시장 성장률은 1.8%로 예상되는데, 같은 기간 OLED TV 성장률은 12.9%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위상은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매출 기준)이 올해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OLED TV 비중이 절반을 넘긴 건 처음이다. 단, OLED TV 성장의 수혜를 입은 건 '1인자' LG전자가 아닌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LG전자 점유율이 6.3%포인트 하락할 때 삼성전자는 16.5%포인트가 증가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OLED TV 점유율(매출 기준)은 2022년 6.1%에서 지난해 22.7%로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OLED TV에 부정적이었다. OLED의 잔상(번인) 현상을 지적하며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중국업체들이 LCD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북미, 유럽에서 OLED TV가 대세화에 접어들자, 삼성전자는 OLED TV를 강화하고 있다. 

OLED TV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의 각축전은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1위 쟁탈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총 10개의 모델을 선보인다. 48·55·65·77·83인치의 5가지 크기로 운영,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한다. LG전자는 가격, 취향, 사용 목적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최다 라인업으로 방어에 나선다. 고화질의 올레드 에보와 일반형 올레드 TV,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포제와 플렉스를 내놓는다. 특히 무선 올레드 TV의 경우, 65·77·83·97인치로 구성해 초대형 수요를 집중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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