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그리는 강한 신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번 회장 승진으로 장단기적인 그룹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회장의 승진 인사 배경엔 그룹 핵심 계열사 이마트의 사상 첫 연간 적자 전환으로 인해 그룹이 기로에 섰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치열해지는 온오프 유통 환경에서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사기를 진작하는 한편 부회장 시절 줄곧 강조해온 메시지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정용진 회장은 "우리는 물건을 파는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정 회장은 고객 경험의 폭을 더욱 확장하고 고객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신세계그룹을 찾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그룹에 주문해온 것이다. 

이처럼 정 회장의 요구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고객에 광적으로 집착해 이들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겠단 목표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거듭하며 '신세계 유니버스'를 확장해왔다. 야구단(SK와이번스), 이커머스(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하며 대형마트와 커피전문점, 편의점, 백화점 등까지 여러 다양한 유통 형태를 통해 고객의 온오프라인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온 것이다. 

올해부턴 다소 다르게 신세계그룹은 '한끗 차이'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엔 직접적으로 주력 계열사 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있다. 지난해(2023년) 2분기엔 53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데다 연간으론 사상 첫 적자 전환하며 그룹의 위기감을 키웠다. 

사실 매분기 감소세이긴 하지만 지난 4분기엔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이마트는 매출 3조6994억원, 영업익 393억원으로 영업 흑자를 유지하며 선방하긴 했다. 

정용진 회장의 승진은 이로 인한 조직의 두려움과 위축을 선제적으로 막고 그가 제시한 메시지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편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조직 구성원들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단 외부 시각 등에 휘둘릴 수 있어서다. 

정 회장이 그리는 강한 신세계는...'완성형 유니버스' 구축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이 달려온 길을 종합하면 정 회장이 그리는 '강한 신세계'의 모습은 '완성형 신세계 유니버스'로 모아진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모든 일상을 신세계그룹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태계를 추구하고 있다. 여러 혜택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고 주도하면서 그룹도 동시에 성장하며 선순환하는 단계로 나아가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런 완성형 신세계 유니버스를 짐작할 수 있는 뼈대는 다름 아닌 지난해(2023년) 6월 운영에 들어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이다. 

오프라인 계열사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코리아가 중심이고 온라인 계열사론 G마켓과 SSG닷컴이 중심이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마트와 백화점을 연계해 고객 혜택의 확장을 시도하는데 이 지점에서도 정용진 회장의 리더십이 기대된다.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은 정용진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총괄 사장이 맡아오고 있다. 내외부 시각을 감안하면 회장 직위일 때 이마트, 스타벅스뿐 아니라 이런 백화점, 면세점, 티커머스 등 부문 간 시너지를 연계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 트랙으로 해외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는 오프라인 이마트와 이마트24, 노브랜드 등 국내 유통 점포의 글로벌 진출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혜택을 강화하며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신세계그룹의 여러 복안들이 치열한 유통 환경 속에서 실제 한끗 차이 경쟁력을 갖춰가며 그룹 전체의 수익성까지 이끌어낼지 정용진 회장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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