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 못해
마곡 CP4 대주단, 신규 자금 투입 3700억 결정
채권단, 태영에 신규 자금 4000억 지원...유동성 위기는 탈출?

지난달 10일 진행된 태영건설 채권단 회의 / 사진=산업은행
지난달 10일 진행된 태영건설 채권단 회의 / 사진=산업은행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처리 방안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으로 인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절차 진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워크아웃 과정이 순탄하게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6일 태영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까지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정상화 방안을 제출해야 하는 59곳 중 상당수의 사업장이 처리 방안을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사업장의 정상화 방안이 마감일인 이날  제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사업장은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주요 채권단은 사업장별 1차 처리 방안을 지난 11일까지 제출하기로 했지만 채권자 간 의견 조율로 인해 일정을 2주 연기했다. 업장별 이해관계가 복잡했기 때문인데, 특히 △사업 유지 여부 △추가 자금 조달 방법 △대체 시공사 선정 및 양도 등의 사안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워크아웃 진행 전망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태영건설의 PF 최대 사업장인 ‘서울 마곡지구 CP4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 진행에 필요한 추가 자금 확보 방안이 담긴 사업장 처리 계획을 제출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공사 진행에 추가로 필요한 3700억원을 신한은행이 추가 여력이 없는 대주단을 대신해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사업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인근 마이스(MICE) 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인 CP4 블록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약 46만㎡ 규모의 업무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개발 사업이다. 올해 말 준공을 앞둔 가운데 PF 대출 규모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37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출자가 필요했다.

또한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태영건설 채권단은 부족한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지난 23일 제2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의결했다. 오는 4월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위한 채권단협의회 전까지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자금 운용상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산업은행 등 주 채권단이 태영건설에 4000억원 한도 대출을 추가 지원하고, 건설공제조합 등 보증 기관이 400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을 지원하는 내용이 통과됐다. 451억원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하 외담대)을 조기 상환하는 안건 역시 통과됐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태영건설의 운영자금이 부족할 경우 지원될 예정이라는 것이 태영 측의 설명이다.

태영건설 CI. / 사진 = 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 CI. / 사진 = 태영건설 제공

일각에서는 마곡 CP4 사업장의 처리 방향 결정 및 신규 자금 지원안의 확정으로 워크아웃 절차 진행에 있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는 의견이다.

산업은행은 “모든 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기업개선계획 수립 시까지 부족 자금 대응 및 영업활동 지원으로 태영건설의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며 “외담대 할인분 상환에 따른 한도 내 회전 운용으로 협력사의 애로사항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23일 블루원 골프장 두 곳(용인CC, 상주CC)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1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골프장들은 당초 티와이홀딩스가 제출한 자구 계획의 일환이었다. 

태영 측은 “태영그룹 자구 계획에 따른 자금 지원과 채권단 신규 자금 지원으로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수립 및 이행약정 체결을 통한 워크아웃 본격 개시가 차질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블루원 자산유동화와 에코비트 매각 등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 역시 워크아웃을 위한 역할 분담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