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관련 데이터 분석…판독 정확도 높여줘
맞춤형 건강관리 가능…헬스케어 솔루션 등장
2027년 674억달러 시장 형성…앞다퉈 진출

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AI 관련 기업 활동을 데일리임팩트가 그때그때 있는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인공지능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인공지능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이승석 기자] IT 기업들이 의료용 인공지능(AI)에 뛰어들고 있다. AI를 활용할 경우, 판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되 판독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의료의 질은 물론 환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만큼, 의료용 AI는 수요가 견조한 시장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넓히려는 IT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의료용 AI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의 AI연구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19일 의료영상 판독 AI ‘레이블러’의 오픈소스를 공개했다. 레이블러는 직접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지는 않지만, 의료진이 영상을 관찰하며 적은 기록을 모아 분석한다. 골절, 흉막 병변, 기흉 등 흉부 관련 질병 13개의 발병 유무를 가릴 수 있다. 판독 정확도 역시 90.4%에 달한다.

카카오브레인은 의료용 AI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지난 2022년 △충남대 병원 △충북대 병원 △이화의료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순천향의료원 △아주대 병원 등 9개 대학병원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의료영상 분야 초거대 AI 모델 연구에 착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인 ‘카라-CRX’를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카라-CRX는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해 판독문 작성을 돕는다. 

네이버 또한 의료용 AI에 눈독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지난해 공개하고 사업에 접목해 나가는 중이다. 의료용 AI 분야를 주도하는 건 네이버클라우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의료 분야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톨릭대와 연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의학적 추론, 환자 상담 및 검색 지원, 의료 문서의 작성과 분석을 자동화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네이버클라우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개발도구인 클로바스튜디오를 이용해 의료 기관이 원하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의료 상담부터 치료법 제안, 의학논문 요약 등 기관의 의도에 맞데 데이터를 파인튜닝하는 방식이다. 다음달에는 성능을 개선한 클로바 스튜디오 익스클루시브도 내놓는다. 해당 솔루션을 이용하면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성능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의료 특화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는 의료 AI 시장 진출을 위해 내부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네이버는 사내병원을 설립, 운영해왔다. 사내병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사내병원의 경우, 의사의 진찰 내용을 자동으로 전자의무기록(EMR)에 저장하는 ‘스마트 서베이’를 상용화한 상태다.

의료용 AI는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존 사례와 의료진의 경험, 전문지식을 종합해 진단을 내리게 되기 때문에 의료진에 따라 견해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AI를 활용하면 좀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더 적합한 치료가 가능하고, 나아가 알맞은 사전 예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화와 비혼 인구의 증가, 워라벨에 대한 관심 향상으로 건강 관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헬스케어 전반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이미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헬스케어를 세우고 ‘파스타’를 출시했다. 파스타는 Personalized(개인화된), Accessible(다가가기 쉬운), Supportive(도움을 주는), Tech-enabled(기술을 활용한), Affordable(합리적인) 등 각 단어의 첫 알파벳을 조합한 것으로, 다양한 모양과 성분을 가진 파스타처럼 혈당 반응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착안된 브랜드명이다. 

파스타 앱에서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의 종류를 선택하면 블루투스를 통해 혈당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앱으로 전송된다. 이를 기반으로 생활 습관에 따른 혈당 반응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비전 AI 기능을 탑재,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같은 식사 내용부터 운동, 인슐린, 복약 관련 사항 등을 기록, 관리할 수 있다. 사용자가 혈당 변화 원인을 파악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게 유도해준다. 

IT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AI 의료 및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1년 69억달러에서 연평균 약 46% 성장, 2027년에는 67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된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공들이고 있는 의료 영상 및 진단 분야는 연평균 약 58%의 성장률을 기록, 2027년에는 의료 AI 분야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들도 의료용 AI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구글은 의료 데이터 기반의 거대언어모델(LLM)인 메드팜을 내놨다. 아울러 제미나이 AI 모델을 헬스케어에 특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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