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 / 사진=CJ그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CJ그룹.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CJ그룹이 CJ대한통운 실적 반등을 이끌어온 강신호 전 CJ제일제당 대표를 소환해 CJ제일제당의 실적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과거 비비고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며 식품 사업 확대와 함께 CJ제일제당의 외형 성장에 기여한 강 대표가 CJ제일제당의 부진한 사업에 대응하며 실적 드라이브를 걸어나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CJ가 강신호 대표를 CJ제일제당 대표로 다시 부른 것은 지난해부터 실적 반등을 시작해 올해 턴 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이는 식품 사업에 힘을 싣고 CJ제일제당의 수익성 개선세를 다져가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강신호 대표는 약 10년 간은 CJ대한통운·CJ그룹 등에 재직하긴 했지만 CJ제일제당에도 2002년부터 10년 간 몸담고 식품 사업을 키우며 2020년 CJ제일제당 대표 겸 식품 사업 부문 대표까지 오른 '식품통'이다. 현실적, 합리적이며 인사·경영 전략에 능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한 해에도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인 식품 사업만큼은 영업익이 170억원 가량 역성장하긴 했지만 매출은 11조2644억원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다만 분기별 다소 부침이 보이고 전체 사업을 봤을 땐 지난해 연간 매출(17조8904억원, -4.7%)과 영업익(8195억원, -35.4%)이 모두 감소한 상황이어서 내외부에서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환율 하락 등을 이유로 해외 가공 식품 매출이 역성장했는데 중국 자회사 지상쥐 매각과 중국 등지 아시아 경기 둔화 영향 등이 컸다. 다만 주력 제품 판매량이 늘고 판관비 등에서 절감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만큼은 개선됐다. 

국가별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해외 식품 사업 영업익은 늘었는데 국가별 사업 상황이 달라 탄력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보인다. 중국·일본 소비 회복세 지연 영향에도 유럽·호주 등지에서 사업 확장은 지속됐다. 일례로 호주는 비비고 등 주력 제품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주 지역도 글로벌 전략 제품(GSP) 위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주는 피자도 1위 달성 이후 점유율이 상승세다.

무엇보다 올해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료 등 부진 부문에 대한 강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당장 바이오 사업은 지난해 10월 매각이 결정된 브라질의 세계 최대 농축대두단백 생산기업 CJ셀렉타 매각을 성공적으로 매듭 짓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에도 바이오 사업은 셀렉타 적자가 발목을 잡았다. 이를 제외하면 바이오 사업 영업익은 275억원(49%) 확대된다. 셀렉타를 털어낼 경우 바이오 사업은 라이신 등 주요 아미노산 가격도 반등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더욱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020년 말 CJ대한통운 부임 직후 CJ대한통운 업무혁신추진실장을 지낸 경험을 십분 살려 부진 사업부터 정리(CJ로킨 매각)한 강 대표는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미국·베트남·인도 경우엔 사업을 확대하는 등 철저한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경험이 있다. CJ제일제당 실적 타개를 위해서도 이런 강 대표의 경륜이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당시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어 강 대표 임기 첫해인 2021년에 CJ대한통운은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늘었다. 이후 강 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국내외 급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CJ대한통운을 키워왔다. 

2022년 12월 인천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 등 초국경 택배(국가 간 택배 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2023년 3월엔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국내 해외 직구 상품 반입 기간을 3~5일 이내로 당기며 국내 직구족 편의를 크게 높이기도 했다. 재임 기간 이커머스 물류 경쟁력도 도착 보장·일요 배송·당일 배송 등으로 강화했다. 풀필먼트 서비스도 패션·뷰티 상품 특화, 자동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왔다. 

이에 따라 지난 4분기엔 매출 3조606억원, 영업익 1440억원, 당기순이익 766억원을 올리며 생산성 혁신 기반의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연간 실적으로도 매출은 11조7679억원, 영업익 4802억원을 냈는데,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익은 16.6% 확대되며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강신호 대표는 중동·베트남 시장 등 사업 확대, 물류 시장 혁신도 주도해왔다. 인공 지능·빅 데이터 등을 통한 운송 플랫폼 '더 운반' 서비스 개발 등이 일례다. 

이처럼 기업의 강점을 잘 살려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구체적인 사업과 서비스로 녹여내 가시적인 실적 성과로 연결짓는 CJ대한통운 대표로서 보여준 역량을 가지고 강 대표가 CJ제일제당의 실적 성장세를 어떤 식으로 안정화시키고 다져나갈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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